우리나라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암호화폐.

가깝고도 먼 곳, 북한에서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이를 엿볼 수 있는 보고서가 최근 발간돼 눈길을 끕니다. KDB산업은행 한반도신경제센터 김민관 부부장이 발표한 ‘북한의 가상통화 이용 현황’보고서입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암호화폐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 인터뷰 결과 모든 응답자가 북한에서 암호화폐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에서 암호화폐의 존재를 아는 것은 소수 식자층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1월 평양과기대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강연이 열렸으나 학생들은 암호화폐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합니다.

반면 컴퓨터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북한의 전문 인력은 암호화폐의 개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관련 개발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북한의 IT 기업인 조선엑스포는 가격정보 수집 및 차트화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를 중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관광객 모집을 위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고려투어는 올해 만우절 공지에서 자신들이 고려코인을 개발하고 암호화폐공개(ICO)를 실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큰 성과는 올리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놀랍게도 북한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송금이나 결제도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의 사용처를 수집·공개하는 코인맵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수납하는 식당이 평양에 4개, 원산에 1개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북한에서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까요. 김 부부장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전력 부족, 고성능 컴퓨터 미보급, 인터넷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이 확대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인터넷 접속을 일부 계층만이 독점하는 북한의 상황을 고려할때 탈중앙화적 가치가 중요한 암호화폐의 발전은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프리카 등 IT 인프라가 부족한 대륙이나 국가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변화의 물결을 불러올 것이라 봅니다.

북한도 따지면 IT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시장의 발달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지난 2016년 독일 보안업체인 ERNW는 북한의 태블릿 울림의 운영체계(OS)와 소프트웨어 분석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태블릿은 북한 내 네트워크(광명망)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또 전자서명 기술을 사용. 태블릿에서의 활동을 모두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누가 태블릿으로 어떤 사진을 찍고 문서 수정 여부까지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혁명이 일어나려면 좀 더 긴 시간과, 개방이 필요해보입니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