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메리츠종금증권

삼성그룹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삼성그룹은 순환출자를 끊어내고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게 됐다. 다만 여전히금산분리라는 숙제는 남아있다.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은 20일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3.98%의 처분을 결정했다. 약 978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올 들어 삼성그룹의 세번째 계열사 보유 지분 처분이다. 삼성SDI는 지난 4월10일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2.1%를 처분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5월30일 보유 삼성전자 지분 0.42%를 정리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처분 관련 종목 모두 윈윈”이라며 “약 1조원의 지분 처분을 통해 삼성전기는 투자재원을 확보했고, 삼성화재는 자산운용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도 비교적 큰 물량이 출회되나, 이번이 지난 2016년 2월(2.6%), 올 4월(2.1%)에 이어 마지막 계열사 지분 처분이고, 밸류에이션(순자산가치·NAV 대비 50% 할인) 및 절대 주가수준에서 매력적이며,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 이벤트”라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그 다음이다.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됐다. 숙제는 남아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과 생명에서 전자로 이어지는 금산분리 해결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중심의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당장에 자회사로 편입될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현행법상 20% 확보해야하는데, 현 삼성전자의 시총을 감안하면 약 46조원의 자금이 필요해서다.

은 연구원은 “보유 계열사 지분 중 가장 큰 규모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 약 15조원) 매각을 가정해도 턱 없이 부족한 액수”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자회사 행위요건이 30%로 강화될 경우 현실성은 더욱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또한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가 금지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대주주 지분(7.9%)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시한 3년이라는 유예기간에도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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