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아…관심은 ‘기간’
이재용 부회장 삼성 승계와 엮여 있어
특검시 별개 현안 결론 뒤집어질지 관심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회계분식으로 결론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시장은 상장폐지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들의 관심은 기간으로 쏠리고 있다.

진짜로 지켜봐야 할 부분은 ‘파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변동의 본질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그룹 승계다.

또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우리나라와의 분쟁 또한 수면 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전 정권 등에 의해 손해를 봤다며 대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 바 있다.

■ 시장 “상장폐지 가능성 낮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과거에도 대우조선해양이나 한국항공우주 등이 분식회계를 저질렀음에도 상장이 유지됐다.

지난 2009년 2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후 16개 회사가 심사대상이 됐으나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라 상장폐지된 사례는 전무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에서 결국 가장 궁금한 건 언제까지 거래정지되고 언제 최종결과가 나오느냐일 것”이라며 “거래소 규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회계처리 위반 최종결정시 즉시 거래가 정지되고 거래소는 15일 내에 회사가 심의대상인지를 결정한다. 그 후 15일 내에 실질심사위원회를 구성, 개최하고 심의 1주일 내에 상장폐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심사위원회 상정시 최소 42일이 소요될 수 있으나 의외로 빨리 해소될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11일 거래정지된 한국항공우주는 7일 만인 18일에 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는 상장 된 이후 발생한 일이며, 이번에는 상장을 위해 ‘작업’한 일이기에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중국고섬의 경우 코스피 상장 2개월만에 1000억원대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거래정지됐고, 2년 반만에 퇴출된 바 있다.

다만 해외기업 상장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례적 상장 ‘의혹’제하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해당사의 요청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니라 코스피시장의 적극적 상장유치활동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당시 한 언론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례적 상장 의혹을 제기했다. 거래소는 이에 미국의 경우 적자기업 상장이 일반화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2015년 6월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보도를 본 뒤 문제점을 인식했다고 했다. 같은해 7~9월 성장유망기업 등 기업의 다양한 경영성과 구조를 수용할 수 있는 상장방안을 검토, 10월27일에 개정안을 확정하고 11월4일 규정을 개정했다.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를 방문해 개정규정을 설명하고 상장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거래소는 향후 코스피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의 상장을 통해 기업성장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장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했다.

현 시점에서 공은 거래소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허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시 재무제표상 적자기업이었을지라도 상장했을테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 분식회계, 관건은 ‘가업 승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정은 향후 파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포인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승계작업과 관계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당시 삼성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물산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물산이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구조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제일모직의 지분 23%를 보유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0.35였다. 삼성물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 23%는 물산 지분 16%가 됐다.

삼성이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삼성물산보다 크게 잡은 이유는 바이오로직스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린 원인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된다.

과거 검찰 및 박영수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삼성 측의 개별현안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해당 건을 재차 검찰에 넘겼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내부문건'을 공개하는 등 다수의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분식회계 결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 진행중인 엘리엇과의 ISD와도 관계가 있다. 엘리엇은 전임 정부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엘리엇이 한국 정부에 청구한 배상액은 7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결과는 증엘리엇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번 분식회계 결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에 여러모로 부담이 커졌다. 우리 정부에서도 자칫하면 외국계 펀드에 대규모의 세금을 건네주게 될 가능성 또한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분식회계가 아니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증선위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지난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에서 뿐만 아니라, 금감원도 참석한 질의회신, 연석회의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 없다는 판단을 이미 받은 바 있었으며, 다수의 회계전문가들로부터 당사의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도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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