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 이후 암호화폐 전반 신뢰 하락
비트코인 시작으로 알트코인 가격 대부분 급락세 나타나
글로벌 채굴업체, 채산성 문제로 사업 접고 기계 매각

암호화폐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비트코인 캐시의 하드포크 이후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신뢰가 붕괴됐다.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알트코인 및 토큰 전반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하락 추세가 심화되자 글로벌 채굴업체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사업을 접고 채굴기계를 매각하는 모양새다.

23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비트코인 가격 500만원대가 무너졌다. 업비트에서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500만원대를 밑돌기 시작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4일 6361.82달러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다음날 5568.9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5000달러대를 유지하던 가격은 20일 4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4259.31달러까지 추락한 상태다. 4000달러선대도 위험해 보이는 상태다.

비트코인만이 아니다. 최근 24시간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시가총액 기준 100위권 암호화폐 및 토큰 가운데 9종(어거, 아크, 오로라, 테더, 다이, 팍소스 스탠더드 토큰, 트루USD, 오뎀, USD코인)을 제외한 전 암호화폐가 하락 중이다.

이번 급락은 비트코인 캐시 네트워크의 분열에서 시작된다. 비트코인 캐시에 새 프로토콜(스마트계약 솔루션)을 도입하자는 진영(비트코인 ABC)과 사용량에 맞춰 블록 크기를 128MB로 확장하자는 진영(비트코인 SV) 사이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비트코인 캐시는 본래 세그윗 업그레이드를 놓고 비트코인에서 갈라져 나왔다. 캐시를 놓고 다시 한번 블록체인이 갈라졌다.

새로운 프로토콜 도입을 주장하는 진영의 대표 인물은 비트코인 캐시를 주도했던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와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다. 블록 크기 확장을 주장하는 비트코인SV 진영에는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를 자처하는 크레이그 라이트와 세계 최대 비트코인 캐시 채굴 풀인 코인긱이 있다.

이들이 비트코인 캐시를 하드포크한 날짜가 지난 15일이다. 비트코인 가격대가 5000달러선대로 떨어져 내린 날이다.

내분만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 금융당국은 암호화폐공개(ICO) 규제 강화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등록을 하지않고 증권형 토큰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25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ABC와 SV 각자가 해시파워를 모아 서로의 블록체인을 키우고 상대방을 찍어누르려 노력 중이다. 이 와중에 대외 이슈가 겹치며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전반의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고 있다.

며칠 사이에 가격이 폭락해버리며 채굴업자들마저도 손을 들고 있다.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기가와트는 채산성 악화로 파산보호(챕터11)을 워싱턴 동부 파산법원에 신청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톱5 안에 들어가는 암호화폐 채굴업체다.

중국에서도 폐업에 나서는 채굴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콩의 채굴 플랫폼업체 수안리투는 전날 돌연 사과문을 게시하고 사업을 접었다. 일각에서는 2만개 정도의 채굴업체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나온다. 또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채굴업체들은 전력 및 기타 관련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사업을 접거나 구형 위주로 채굴 장비를 처분하는 모양새다.
 

시가총액 기준 100대 암호화폐 및 토큰의 최근 24시간 등락률//출처=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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