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국내 판매권 매각 회계처리 놓고 논란 불거져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착수…매출인지 영업외수익인지가 쟁점
셀트리온헬스케어 “정관에도 명기…판매권 매각 매출 잡을 수 있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홈페이지 메인에 자신들의 업무가 셀트리온이 개발, 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 및 바이오의약품의 전 세계 마케팅, 판매 및 유통 업무라고 명기하고 있다//셀트리온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쳐.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불거진 바이오주 회계논란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옮겨간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제약·바이오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처 역할을 맡고 있다.

시장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다. ▲국내 판매권 매각의 회계처리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의 평가 방법 ▲헝가리법인 매출이다.

이중 핵심은 판매권 매각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분기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218억원에 매각하고 이를 매출로 잡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52억원이다. 판매권 매각 대금을 매출이 아니라 영업외수익으로 분류했을 경우 회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적자를 면하기 위해 회계처리를 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3분기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2억7300만원이다. 지난해 1763억7136만원 손실을 낸 이후 영업으로부터 현금이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재고자산이 늘어나거나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금 부담이 늘어난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이는 곧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해부터 ‘돈’을 벌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장사는 되고 있지만 현금이 돌지 않고 있다는 것.

실제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으며, 올해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번에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매각한 것은 영업적자를 가리기 위함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영업손실을 내면 재고자산의 가치를 재평가해야한다. 회사 자체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판매권을 팔아서라도 실적을 플러스로 유지한게 아니냐는 것.

셀트리온헬스케어측은 홈페이지에 밝힌 입장문에서 “국내 판매권 양도와 관련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세계 독점판매권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국내 거래에 대한 구조를 단순화하고,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2017년부터 셀트리온과 해당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올해 이사회 승인을 통해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에 대한 양도계약을 체결했다.

또 판매권 매각 또한 정당한 영업활동으로 매출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관상 사업 목적을 보면 ‘의약품, 원료의약품, 화학약품 등의 제조, 가공 및 판매’, ‘각호에 부대되는 사업일체’등으로 명기했다는 것.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당사는 셀트리온 제품에 대한 전 세계 독점판매권(셀트리온으로부터의 독점 매입권한을 포괄하는 의미)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 및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보유한 독점판매권을 활용하여 국내외 제약사에게 재실시권(sublicense)을 부여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특허 사용료(License fee)를 수령하는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권한을 매각하는 영업활동도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매출채권과 관련해서는 “최근 5개년 동안 파트너사로부터 회수되지 못한 채권이 단 한 건도 없다”며 “또 당사의 매출채권에는 가공(허위) 매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증가하도라도 금융부채는 없고, 현금성 자산을 약 7000~8000억원 유지하고 있기에 유동성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청한 한 회계사는 “이번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처리 논란은 영업을 위해 갖고 있는 국내 판매권을 매각하는 것이 정당한 영업활동의 일환인지, 아니면 일회성 이슈이기 때문에 영업외수익인지 처리해야함이 옳은지의 문제”라며 “일회성이슈라면 영업외수익으로 보는 것이 맞다. 만약 지속적으로 매각 가능한 판매권이 다양하게 있고, 이를 파는 것이 주업무라면 매출로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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