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반도체 실적 둔화 가시화
내년 실적, 올해보다 어려울 듯
금투업계, 일제히 목표가 내려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다. 주가는 1년9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은 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높게 진행될 것이며, 물량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라 본다.

14일 삼성전자는 장중 3만원대로 떨어졌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수정주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3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10일(장중 최저가 3만986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는 일제히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 회사 관련 리포트를 출간한 금융투자회사 10개사 중 9개사가 목표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낮췄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조6592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수치를 13조~14조원대로 낮춰잡았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를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가전, IM 사업부는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반도체다. 연말 IT 수요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내년 1분기까지도 부진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기존 예상보다 더욱 부진할 것이라 지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16조2000억원에서 13조8000억원으로 내렸다. 이는 3분기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내년 1분기 전망치 또한 11조7000억원으로 하향했다.

내년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54조9000억원에서 49조40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송 연구원은 “4분기 초부터 시작된 고객의 재고 축소 강도가 예상을 넘어서면서 반도체 가격 낙폭과 출하량이 기존 추정보다 더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수요 부진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 전망인데다, 특별 상여금 지급에 따라 일시적 비용 증가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 전망이 정확하다는 가정하에 이번 다운사이클에서 삼성전자 주가의 저점은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에 0.94~1.02배의 주가순자산배율(P/B) 배수를 적용해 도출되는 3만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데이터와 딥러닝,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수요 급증이라는 방향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매크로 둔화 우려와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흐름 속에 버팀목이었던 데이터센터들 마저 보수적 재고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턴 궤적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모양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화웨이 이슈와 캐나다인 구금 등으로 더욱 복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또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당분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익 개선세는 언제쯤 나타날까.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 본다.

도 연구원은 “성수기 진입 및 인텔 추가 투자로 인한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완화, 인텔 신규 캐스케이드 레이크 서버 CPU 출시, 데이터센터 고객의 메모리 구매 재개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주요 메모리 업체의 내년 신규 생산능력(CAPA) 축소로 인한 공급 조절도 2분기부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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