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무제표 살펴보니…파생금융부채 지난해부터 증가
누적 적자로 자기자본비율 6.7%…부채비율 1394%

경남제약 홈페이지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결정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경남제약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때문이다. 비슷한 분식회계 혐의를 받았는데 한쪽은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졌고, 다른쪽은 상장폐지 됐다. 이른바 ‘대마불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경남제약 상장폐지 관련 청원글이 쏟아지고 있다. 새 최대주주가 왔고, 새로운 경영진도 왔다. 소액주주는 이들에 대한 경영 신임서를 거래소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달라졌는데 5~6년 전 최대주주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이제야 상장폐지로 나왔다는 것.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 3월 분식회계 등의 이유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경남제약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공식 입장은 간결하다. 6개월의 개선 기간 부여에도 불구하고 회계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경남제약의 실적은 부진하다. 3분기 기준으로 누적 당기순손실 117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4억원 손실을 냈다. 올 3분기까지 영업손실 4억원도 기록 중이다. 누적손실이 이어지다보니 3분기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6.7%이며, 부채비율은 1394%에 달한다.

2016년부터 올 3분기말까지 부채는 283억원에서 46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부채 급증의 이유는 파생금융부채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파생금융부채는 106억원, 올 3분기 230억원이다.

통상 상장사가 파생금융부채가 잡히는 것은 회계 문제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파생상품으로 분류된다. CB나 BW를 미리 발행했는데, 주가가 오르면 회계상 손실금액이 커지게 된다. 실제로 경남제약의 주가는 지난해 90.09%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거래정지 전까지 2개월간 총 63.03% 상승했다.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소액주주가 몰렸고, 거래 정지와 상장폐지 소식에 반발이 거센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두고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기심위의 결정이 곧 상장폐지 확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그룹은 상장폐지 결정이 났으나 개선기간이 새로 부여됐다.

이 회사는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렸다. 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4명은 경영포기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4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 받아 상장폐지를 일단 피한 것이다.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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