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미디어데이 열고 투자를 위해 시장 읽는 법 강연
시장은 효율적으로 비효율적인 곳…펀더멘털이나 기술적 분석 필요해
한국 시장, 여름은 이미 지나…미국도 여름 지났지만 겨울 가기는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투자시계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호석 기자

“시장은 효율적으로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효율적 시장으로 가려고 노력하지만 단면을 보면 효율적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펀더멘털이나 기술적 분석이 필요합니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8일 투자를 위해 시장을 읽는 법을 강연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본사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투자시계’를 제시했다.

박 대표는 “가치, 승자, 인기, 패자의 사이클 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순환 형식으로 움직이는 투자시계를 투자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사이클을 읽을때는 거시경제(매크로) 변수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스스로가 운용을 하면서 많이 사용했던 개념이라며 투자시계를 제시했다.

투자시계를 보면 주가는 가치, 승자, 인기, 패자의 사이클, 혹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순환 형식으로 움직인다.

기업의 이익이 좋지 못할 때는 주가가 많이 빠져 있는 겨울이라 할 수 있다.

추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가가 올라간다. 초기에는 부정적 심리가 지배적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없다.

주가가 더 올라가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하던 포지션을 강화하려는 성향으로 남아 있는 주식도 판다.

주가가 더 올라가면서 좋은 뉴스가 나오기 시작해도 아직 의심이 많다.

박천웅 대표가 소개한 투자시계//자료=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여기서 주가가 더 올라가게 되면 갑자기 투자심리가 급변하면서 긍정적인 프레임이 주도하기 시작하고 편승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이때에는 주가가 많이 올라온 상태다. 이에 탐욕을 갖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한다. 주가가 오르면서 시장을 올리는 요소가 나올대로 다 나온 상태이며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믿는 심리가 팽배하다.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라도 안심하는 성향이 크고, 더 빠지더라도 오히려 저가매수에 나선다. 더 하락하게 되면 의심이 시작되지만 미련이 많다. 그보다 더 내려가기 시작하면 투자심리가 급감하고 공포가 오고 투매를 하게 된다.

시장은 이 같은 흐름으로 움직인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투자변동은 크게 추세적인 것과 순환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시장에서는 추세적 변화를 모멘텀이라 하고, 순환적 변화는 가치라고 한다.

문제는 시장이 움직일때 추세적인지, 순환적인지 알수가 없다는 것. 흐름을 모두 다 읽어낼 수 있다면 최고의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에 모두 대응하기는 어렵다.

박 대표는 추세와 순환 모두에 대응하기는 어려우니, 투자자마다 투자 방법은 다르다고 했다. 순환사이클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 사는 것이 있다. 이를 가치투자라 한다. 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균회귀를 믿는 사람이다.

반면 순환적 변동을 예측하는 것을 포기하고, 트렌드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상승 트렌드에 집중하는 것을 성장(그로스) 투자라 한다.

이 밖에 사이즈(중소형 투자), 비유동성, 낮은 변동성(로우볼) 등도 시장 팩터로 작용한다.

사이즈는 작은 주식이 소외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싸고 더 많은 수익을 낸다는 개념에서 투자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시장이 비효율적이라고 믿을 때 이 같은 투자전략이 먹힌다”면서 “시장이 효율적으로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경쟁적이어서 항상 효율적인 시장으로 가려고 노력하지만, 단면을 보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펀더멘털이나 기술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트렌드와 사이클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박 대표는 “트렌드는 기본적으로 기술에서 온다”며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이 나타나면 이에 따라 새로운 인프라가 생긴다. 전통적인 것과 과거 성공공식은 희생양이 된다.

트렌드에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소비자 선호다. 기술에 따른 변화도 있지만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세상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박 대표는 “트렌드가 생기게 되면 초기에는 관련 주식이 서로 낮은 상관관계로 움직인다트렌드가 널리 알려지게 되면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종목으로 매수세가 움직인다”면서 “이후에는 상관관계가 풀리고 다시 낮은 상관관계를 지닌 종목으로 매수세가 흘러간다. 새로운 트렌드라는 재료는 이런 흥망성쇠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또 시장의 사이클을 읽기 위해서는 거시경제(매크로) 변수를 읽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률과 이자율이라고도 했다.

박 대표는 “이자율이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을 상징하기도 하고, 모든 자산가격을 계산할때 미래에 있을 캐쉬플로우(현금흐름)을 계산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라며 “이자율이 낮으면 할인율도 적어지고, 기업의 가치에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좋을때는 경기순환적 주식을 사야 하며, 경기가 좋지 않을때는 민감하지 않은 주식을 산다”며 “낮은 성장 시기에는 낮은 레버리지, 높은 성장 시기에는 높은 레버리지의 기업에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율이 높을때는 가치주로 가는 것이 유리하며, 이자율이 내려갈때는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이를 채권에서는 이자율민감도(듀레이션)이라고 한다”고 했다.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 대표는 한국의 경우 투자시계로 보면 이미 여름은 지난 시간이라고 했다. 한국은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중요한 반도체 업종도 꺾이기 시작했다. 정책 금리는 올라가고 있지만 실질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

그는 미국 또한 여름은 지났다고 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미국은 2008 금융위기 같은 것이 아니라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많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공포까지는 가기 어렵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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