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퀀텀펀드로 유명세 떨친 투자가
영입 발표 후 29거래일간 총 215.92% 급등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위키피디아, FDV.

아난티(구 에머슨퍼시픽)는 최근 사외이사 영입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이다.

최근 1개월간 200%가 넘는 급등세를 시현했다. 당분간은 기업가치보다는 남북 관계와 경협 이슈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아난티는 장중 12.04%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 사외이사로 위촉한 짐 로저스의 방한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가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고 밝힌 것.

국내 상장사가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놀라운 소식에 주가는 폭등했다. 공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1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일대비 26.77% 급등했다. 이후에도 강세 흐름은 여전하다. 아난티의 주가는 공시일 이후 현재(23일)까지 총 29거래일간 215.92% 급등했다.

이 회사가 사외이사로 영입한 로저스는 1969년 조지 소로스와 만든 퀀텀펀드로 유명세를 떨친 투자가다. 퀀텀펀드는 설립 후 10년 간 총 4200%의 수익을 냈다.

로저스는 이전 한국에 대해 매력적이지 못한 투자처라는 입장을 펼쳤다. 2017년에는 K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은 투자매력이 없다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적도 있다.

당시 로저스는 과도한 규제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한국 경제의 문제라 지적했다. 또 가계부채와 소득불균형은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 했다.

그가 입장을 바꾼 것은 지난해다.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호전되자 “향후 20년간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로저스는 중국의 민생투자유한공사를 통해 아난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는 아난티의 지분을 33.24% 보유 중이다. 이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총합보다 불과 5주 적은 수준이다.

로저스가 아난티를 본 이유는 금강산에 골프장과 리조트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난티는 짐 로저스의 사외이사 영입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3일 10.27% 상승,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로저스가 방한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난티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가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금강산 리조트 재개장 불확실성 확대, 신규 프로젝트 부재 때문이다.

금강산 리조트는 완공 후 2개월만에 영업활동이 중단됐다.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건 때문이다. 900억원을 투자한 사업이 10년이 넘도록 중단되면서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현 시점에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장 된다 해도 상당한 수준의 복구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개장 이후 다시 일방적인 관광 중단 사태 발생 우려도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은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고, 금강산 리조트가 다시 개장한다 하더라도 비용투입 등 리스크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 민생투자유한공사의 지분도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면서 “따라서 경협 이슈에 일희일비 하기 보다는 신규 프로젝트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재무비율

아난티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재무비율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131.2%다. 유동자산이 878억원에 달하는데 유동부채는 670억원이다.

재무제표상의 부채 총액을 자기 자본으로 나눈 부채 비율은 96.1%다. 2017년 말 부채 비율은 92%였다. 2017년 2190억원이었던 부채총계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368억원으로 늘었다.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3.7배다. 3분기 영업이익은 136억원, 이자비용은 37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이자) 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크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을 가지고 이자를 갚고 남는다는 얘기다.

성장성 지표는 적자를 내지 않아 다행인 수준이다. 3분기 기준 매출액 증가율은 47.8%다. 영업이익 증가율과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흑자전환으로 따로 산출되지 않는다.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은 -12.1%다.

수익성 지표는 견조하다. 영업이익률은 28.4%이며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38%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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