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KCGI만큼 매력적이진 못하나 긍정적…대한항공 주목”
향후 추가적 주주친화 노력 구체화 예상…현실화 시간 걸릴 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출처=대한항공

한진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과 관련,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증권가는 14일 한진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한진그룹의 계획이 KCGI의 것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으나, 펀더멘털 개선과 장기 주주가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한항공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한진그룹의 가치를 끌어 올리려면 대한항공이  기업가치 향상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전날 한진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경영 발전 방안을 공시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 16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수준인 그룹의 규모를 2023년까지 매출액 22조3000원(CAGR 6%), 영업이익 2조2000억원(CAGR 17%)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성장전략을 크게 항공운송(대한항공, 진에어), 종합물류(한진 등), 호텔레저(칼호텔네크워크, LA윌셔 등 해외 호텔, 한진관광 등)로 나누어 발표했다.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현재 사외이사 수를 4인으로 확대하고, 사외이사 추천 위원회를 도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사외이사 선임시 독립성 및 전문성이 강화된 후보를 추천한다.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 도입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한다. 또 컴플라이언스 및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의 배당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KCGI의 것만큼은 아니지만 한진그룹의 발표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안은 KCGI안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면서 “KCGI의 등장으로 인해 KB증권이 대한항공에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비주력사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의 축소”라고 설명했다.

KCGI안을 보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 및 경영 관련 사항을 사전 검토, 심의하도록 하는 ‘지배구조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내용이나, 대한항공이 항공업 이외의 투자 확대를 지양하도록 하는 원칙을 마련하자는 부분이 있다. 이는 한진그룹 경영개선에 매우 중요한 조치이지만 한진그룹이 내놓은 계획안에서는 빠지거나 상당히 완화됐다는 것.

강 연구원은 “그럼에도 한진그룹이 이러한 안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KCGI의 행동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KCGI라는 경영참여 목적을 가진 뚜렷한 외부 주주가 존재하게 되자, 그룹 경영진도 좋은 경영을 통해 한진그룹(대한항공)의 주주가치를 끌어 올림으로써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행보는 KCGI의 주주제안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한 화답으로 다음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우선 오는 3월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자 달래기와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사업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양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발표한 내용들의 현실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을 주목하라 조언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 한진그룹 매출의 80%, 영업이익의 68% 가량을 차지한다. 결국 2023년 그룹 매출 및 이익 가이던스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성장전략을 보면 이미 대한항공이 꾸준히 추진해오던 수익성 중심의 노선 운영, 델타 조인트벤츠(JV) 및 스카이팀 동맹 확대, 신기재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이 제시됐다”면서 “자산 효율화 부분에서는 구체적 안이 제시됐는데,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 송현동 부지의 연내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방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이미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항공기 차입금 축소(2018년 1조8000억원→2020년 1조원 미만)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발생한다고 예상해왔는데 추가 재원이 확보되는 셈”이라며 “특히 경영 투명성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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