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지분 47.22% 감안하면 쉽지 않을 듯
2대주주 백기사가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 있어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사진=삼양식품

3월 주주총회(22일)를 놓고 삼양식품에 돌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이를 제기한 것이 이전 백기사였던 범 현대가(HDC그룹)라 더욱 눈길을 끈다.

지분만 놓고 보면 이번 건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측의 지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주주행동주의 차원에서 본다면 크게 의미 있다는 평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삼양식품의 정관을 변경, 배임과 횡령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임원을 이사회에서 제외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번 건이 눈길을 끄는 것은 사실상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에게 물러나라 종용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어서다. 전 회장은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사실상 오너에 타깃을 맞춘 제안이다.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삼양식품의 2대주주로 자리매김 한 이유는 창업주인 정세영 회장과 전중윤 회장이 같은 실향민으로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2대 주주가 된 것도 지난 2005년 삼양식품이 일본 기업에 매각될 위기에 처하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분을 대신 매입해서다.

실상 백기사였던 범 현대가가 오너리스크를 빌미로 경영권을 내려놓으라 주장했기에 더욱 눈에 띈다.

다만 전 회장 측이 실제로 경영권을 내려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양식품의 경영권을 쥔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일가의 지분은 47.22%에 달한다.

정관변경을 제안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은 16.99%다. 2대주주로서 자리는 굳건하나, 지분율은 최대주주와 비교가 어렵다. 국민연금공단(5.27%)을 끌어들인다 해도 20%를 조금 넘눈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나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백기사였던 2대주주가 오너리스크 해소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주주행동주의의 흐름이 시장에서 더욱 퍼져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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