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하고 인상은 내년 한차례 예고
이주열 한은 총재 “운신의 폭 넓어졌다”
증권가 “연준 완화책, 시장 예상 웃돌았다”

제롬 파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상은 내년에 한차례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비둘기’(통화정책 완화)로 바뀐 것이다.

한국은행 측은 이에 대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아직 금리인하를 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환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2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동결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보유자산 축소를 9월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을 끝내겠다 밝힌 것이다.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며, 내년에 금리인상이 한차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 한은, 한숨 돌리나

연준이 긴축 정책을 폐기하면서 한국은행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으로 출근하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조금 더 경기 흐름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연준의 이번결정이)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아직 금리인하를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국은행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진행하는 동안 한국은행은 특별히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과 우리나라간의 금리차가 1%에 근접하며 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 결국 한은은 지난해 11월 국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 증권가 환호…“위험자산 유리”

연준이 비둘기로 돌아서며 증권가는 환호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증권 등 위험자산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외 자산과 위험자산 입장에서는 연준의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와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현 상황이 가장 유리하다”며 “향후 미국 경기에 대한 전망은 둔화되고, 임금 상승에도 유가 안정과 약가 인하로 물가 상승 압력은 약화되고 있다. 반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대차대조표 축소(QT)의 9월 조기 종료 확정은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유럽 및 중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면 달러 약세는 추가적으로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 FOMC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이처럼 생각보다 더 완화적인 연준의 태도는 다시 말하면 결국 디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금리동결과 예상보다 이른 자산긴축 중단은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이 U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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