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 “기대치 하회 반복 구간…주주환원 여력 상실 우려”

삼성전자 본사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쇼크’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26일 개장 전 ‘2019년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실적 부진을 아예 공식화해버린 것.

삼성전자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이 당초 예상보다 더 약화되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생산능력(Capa)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 및 저온폴리실리콘(LTPS)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약화,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다.

메모리 사업에 대해서는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새 속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1분기 예상실적은 오는 4월5일 공개될 예정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981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48.98%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조6473억원, 6조4495억원이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11.42%, 44.82% 줄어든 수치다.

현 예상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삼성전자의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 전이라는 것과, 실적 발표시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 실적 둔화 공시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면서 “첫번째는 기대치 하회 반복 구간, 두번째는 주주환원 여력의 상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기대치 하회 이슈는 일시적이기보다는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메모리 업황 내 공급증가 속도가 끝 없는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는 제품 가격 하락이 탄력적 수요 증가를 촉진, 저점을 앞당겨 왔다. 이번에는 그 원리가 동작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수요 지형도 내 가격 비탄력적인 서버 비중이 늘었고, 지난해 하반기 당시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가격이 치솟음에 따라 가파른 판가 하락에도 여전히 가격은 수요를 자극하기에는 턱없이 높다”며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다운사이클의 단기화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둔화는 성장주적 가치의 퇴색이라는 1차원적 해석 외에도 방어주적 가치 증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부정적 중첩 효과를 가진다”며 “이는 2020년까지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기반이 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며, 만약 삼성전자가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를 모색할 경우 2조4000억원씩 지급되는 분기배당 외에 추가 주주환원 지급 가능성은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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