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이나그레이트에 상장폐지 통지
전환사채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의견거절 원인
차이나디스카운트, 한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어

중국 상하이 전경//사진=Pixabay

‘중국기업의 악몽’이 다시 한 번 시작됐다.

차이나그레이트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과거 중국고섬 등의 악몽을 상기하며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개장 직후 국내 상장 중국 기업이 대거 하락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가 장 초반 14%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씨케이에이치, GRT, 에쓰앤씨엔진그룹, 헝셩그룹 등도 약세를 보였다.

◆ 차이나그레이트, 상장폐지 몰린 이유

차이나그레이트의 외부감사를 맡은 다산회계법인은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전환사채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지난 2014년 차이나그레이트는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문제가 된 것은 최대주주인 우여우즈 대표이사가 보통주 1600만주를 국내 시장에서 매각했다는 것.

다산회계법인은 우여우즈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은 투자자와 회사 및 우여우즈간의 전환사채인수계약 및 1차, 2차 보충약정에 대한 약정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20일 전환사채 투자자는 회사와 우여우즈 대표에 기한이익상실을 통지했다.

전환사채 투자자는 원리금 조기상환 및 관련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다산회계법인은 “감사보고일 현재 전환사채 기한의 이익상실 이후 회사 및 우여우즈와 투자자 간 상환방법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우발상황과 관련,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원뉴스측은 차이나그레이트와 통화 등의 접촉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차이나그레이트측이 한국사무소를 운영하다가 폐쇄한지 몇년 된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관련자가 있기는 하나, 그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말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중국기업 쇼크, 어디까지 가나

이번 중국기업 쇼크가 어디까지 갈지 아직 예상이 어렵다.

앞서 국내에 상장됐던 중국기업 중 중국고섬, 연합과기, 성융광전투자, 중국원양자원 등은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거쳐 상장 폐지된 바 있다.

문제는 중국 기업 상장폐지 사태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온다. 게다가 대부분이 회계문제로 침몰했다.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의 문제를 일으킨 초기 중국기업과 최근 상장하는 기업은 다르다 하지만,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폐지 된 차이나하오란만 해도 지난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던 당시에는 ‘견실’해 보였다.

맥도날드 포장지 생산업체라는 소식에 투자자는 열광했다. 괜찮아 보이던 회사는 이후 실적악화, 자회사 영업정지 늑장공시, 서류 허위 제출 등이 드러나며 지난해 말 결국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됐다.

중국기업의 상장폐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만 대거 손실을 본다는 점이다.

예시로 든 차이나하오란만 해도 소액주주 지분율이 62.3%에 달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차이나그레이트 또한 소액주주 비율이 60.9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 중국기업이 문제를 일으키는 건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통상 중국기업들이 한국에 상장할 때는 시간과 접근성, 유동성 등을 예로 든다. 중국 증권시장에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이 수백개에 달한다. 언제 상장될 지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선진국에 준하는 한국 증권시장에 빠르게 상장해 자금을 모으고 신사업 등을 진행하겠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간적인 부분을 고려해 한국에 오는 것은 맞으나, 알짜 기업은 해외에 쉽게 상장하지 못하도록 중국 정부 차원에서 막고 있는 점도 이유라고 설명한다. 결국 중국 시장에 상장 못하는 결격사유가 있는 기업이 국내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견실한 기업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허나 이번 같은 사건이 지속되는 한 전반적인 중국기업 불신 사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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