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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쇼크, 키움증권으로 ‘불똥’지난 3월 1100억원 규모 CB 발행, 전환권 행사해도 70% 이상 손실
신라젠측, 조기상환 받아들일 가능성 낮아…2021년까지 속 끓일 전망
키움증권, 셀다운으로 손실 없을 전망…평판 흠집은 피할 수 없을 듯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사진=키움증권

신라젠 쇼크가 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연초 발행한 전환사채(CB) 때문이다. 키움증권 자신은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했으니 실제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적다. 대신 평판에 흠집이 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3월 21일 키움증권과 손을 잡고 1100억원어치의 CB(30회차)를 발행했다. 해당 CB의 만기일은 2024년 3월이고, 내년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조기상환은 2021년부터 청구할 수 있다.

이중 1000억원은 발행을 주관한 키움증권이 인수하고 셀다운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00억원 어치는 아이온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등이 나눠 매입했다.

당초 발행된 CB의 전환가액은 7만111원이다. 문제는 이후 신라젠의 주가가 급락추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매달 리픽싱(재조정)됐다. 지난 7월에는 발행 당시 설정한 한도인 4만9078원으로 내려갔다. 고작 4개월만에 한계까지 내린 것이다.

신라젠 주가는 펙사벡의 임상 3상 중단이 불거진 후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쳤다. 지난 7일에는 장중 1만26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최저 가격 수준으로 보면 전환권 행사를 해도 74.33%의 손실이 확정된 모양새다.

CB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이다. 바꾸지 않고 가지고 있어도 되긴 하다.

CB 발행계약을 살펴보면 무용성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 3%인 만기 이자율을 6%로 올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당장 신라젠이 1100억원+6%의 자금을 반환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신라젠의 보유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871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연간 기준으로 5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해지는 2021년, 신라젠이 그만한 현금을 가지고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투자자들은 채권단 회의를 열고 회사 측에 CB 조기상환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신라젠은 이를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병용 임상에 집중할 것이다. 우선 글로벌 임상 3상에 예정되어 있던 잔여 예산을 신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및 술전요법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간암 임상 중단으로 신라젠의 추가 자금 조달은 어려워졌다. 회사가 살아나기 위해 펙사벡의 치료효과를 입증해야한다. 돈 들어갈 구석이 많다.

키움증권 자신은 인수한 CB를 대부분 셀다운 했기에 실적 등에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약간의 CB를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은 이자 등도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일로 키움증권이 발행시장에서 체면을 구기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상징적인 CB투자 실패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편 키움증권은 올해 악재의 산을 계속해서 맞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인터넷 뱅크 심사에서 미끄러졌고, 연기금 거래에도 잇따라 탈락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한 주무관을 높은 연봉에 리서치 연구원으로 영입하기도 했으나 최하인 C 등급을 받았다.

정부가 지난 6월 17일부터 저축은행의 스탁론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점도 이 회사에는 부정적 요소다.

솔브레인 리포트 사건도 있다.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리서치센터의 허술한 내부 관리 상황이 외부에 드러났다.

결국 지난 1일에는 솔브레인 투자자들이 키움증권의 리포트 발간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시세 조종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여기에 신라젠 CB 문제까지 겹치며, 그야말로 ‘삼재’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유호석 기자  ubermensch@a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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