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중 투자…본원통화 대체할 전망
거래·채굴 금지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연구
CBDC흐름은 세계적…한국만 동떨어져

사진=Pixabay

중국의 인민은행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발 디지털자산 연구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작 한국은 연구반을 해체하는 등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에 대한 연구를 금기시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무창춘(穆長春) 인민은행 부국장은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암호화폐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집중 투자 했으며, 곧 출시할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암호화폐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화폐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무창춘 부국장은 “중앙은행이 출시할 디지털 화폐는 본원통화(M0)를 대체하는 것으로, 협의통화(M1)나 광의통화(M2)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원통화는 M1·M2와 달리 위조와 돈세탁이 쉽기에 디지털작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M0는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현금통화를 의미한다. 예컨데 한국은행이 100억원을 찍어내 뿌렸다면 M0가 100억원어치 증가하는 셈이다.

M1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예금은행 요구불예금의 합계이며, M2는 M1에 저축성예금을 합친 것이다.

그간 국가 차원에서의 암호화폐 발행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미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페트로’를 내놓은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그간 암호화폐에 대해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온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진행했다는 점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세계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각종 알트코인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는 몇년 되지 않았다. 이와중에 중국은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모두 폐쇄하고 채굴을 금지시키는 등 강력한 규제를 내놓았다.

심지어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내재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가 법정화폐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강경하던 중국이 당국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개발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할 정도다.

물론 중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민간에 공개될 가능성은 낮다.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디지털 통화를 공급하면, 금융사가 이를 대중에 환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외에도, 전 세계 각국에서 CBDC를 진지하게 연구 중이다. 스웨덴은 이크로나(e-Krona)라는 이름의 CBDC를 오는 2020년까지 기술적 검토와 테스트하고 발행을 결정할 예정이다. 영란은행은 2015년부터 연구에 들어간다.

이 같은 흐름에서 한국은 동떨어져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발행 필요성이 떨어진다며 CBDC 관련 연구조직(가상통화연구반)을 해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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