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49억원 들어 90만주 자사주 매입
신세계 기업분할 후 8년 만에 처음
점포 매각 후 재임대…재무구조 개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마트가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 또 보유 점포를 팔고 임차(Sale & Lease back)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13일 이마트는 949억5000만원을 들여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보통주 90만주를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 10여개 내외의 할인점 자가점포의 자산유동화를 추진하기 위해 KB증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돌연 주가 안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분기 첫 적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2분기 잠정실적을 지난 9일 공시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 매출액은 4조5810억원으로 전기대비 14.8% 늘었지만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측은 손실과 관련해 “매년 2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이며, 연간 보유세의 일시 반영에 따른 일시적 적자”라고 해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자사 주가가 실제 회사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해 주가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회사의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며, 앞으로도 사업 포토폴리오 다각화, 기존점 리뉴얼,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운영 등 미래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주이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일 9만주의 자사주 매입은 최근 2개월 일 평균 거래량 대비 약 60%인 수준으로, 수급상 주가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기존 1만1640주를 보유한 자사주 대비 규모가 확대된 상황으로, 회사 측의 주가 방어 의지가 표출된 결정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가 방어가 가능하다면, 다음은 투자심리 회복이다. 단기적으로는 3분기 실적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온라인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의 우위성 증명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54억원이다. 2분기 대비 흑자전환임은 분명하나, 전년동기(1946억원)대비로 보면 25.30%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 또한 1228억원으로 36.83% 줄어들 전망이다.

3분기에는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크게 감소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본업의 회복세는 조금 길게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본업인 할인점 영업 부진 심화, 온라인 유통 경쟁 격화 등으로 주가가 연초대비 50% 가량 하락한 상황”이라며 “연말 이후 김포물류센터 3호점이 오픈하게 되면 기존 대비 60% 이상 배송 능력이 확장됨에 따라 SSG.COM의 취급고 성장률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비식품 부문 약점의 해결 여부에 따라 주가 또한 일정 부분 낙폭을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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