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채금리 연계…584억 투자해 108억 남아
고작 5~6% 수익 보려다 81% 원금 날아간 상황

사진=Pixabay

한국투자증권이 고용노동기금 584억원을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해 476억원의 손실을 봤다.

5~6%의 수익을 올리려다 81%의 원금을 잃은 상황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독일국채(10년)금리 연계형 상품에 584억원을 투자해 476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한 상품은 ‘한국투자금리연계사모펀드16호’와 ‘현대인베금리연계사모펀드4호’다. 이들은 독일 국채 금리가 0% 이상이기만 해도 5~6%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금리가 -0.1% 밑으로 내려갈때마다 원금의 20%가 손실을 보며, -0.5%를 기록하면 원금 전액을 잃는 구조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3월 -0.18%에서 내리막을 보이다 이달 13일 -0.60%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인상 흐름에 있었던 점, 최근 10년 이내 독일의 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사례가 극히 적었던 점(1회)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지난 2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졌고, 미국의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국면이라는 점이다.

만기이전 매각 시 10% 내외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 만기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용부는 이와 관련해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대부분 수익을 실현 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7월 기준 고용보험기금은 2853억원의 수익을 실현 중이다. 또 이번에 손실을 본 파생상품이 포함된 채권자산군에서도 현재 805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고용부는 기금의 손실을 방지하고 재정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투자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주간운용사와 개별 펀드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과 성과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 금리연계형 DLS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나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 금리와 수익률이 연동된 상품이다. 연동된 금리가 기준치 밑으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연 4~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대신 금리가 기준치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원금을 100%까지 잃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최근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해당 상품은 당장 만기가 오는 다음달부터 50~90%의 원금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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