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재현 CJ그룹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마약 밀수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 1일 해외에서 액상 대마를 다량으로 몰래 들여 오다 공항 세관에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 부장은 소변 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옴과 함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귀가조치 된 상태다.

그는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CJ제일제당 사원으로 입사,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 1팀으로 소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재벌가의 직계 장손이 마약에 손을 대다 적발된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만성신부전과 유전질환을 앓고 있어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사건으로 CJ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높다.

CJ그룹은 현재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CJ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분할과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 부문과 H&B 사업부를 분할하고 주요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IT 부문의 주식을 CJ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CJ의 자사주는 11.2%에서 4.3%로 감소하게 되고 CJ는 IT 부문에 대한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7.97%를 쥐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 분할과 주식교환 과정을 통해 오는 12월 27일에 CJ 지분 2.8%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이 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대비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이 부장은 오는 11월 분할 후 신설되는 올리브영의 지분 17.97%도 보유하게 된다. 올리브영은 분할 후 투자금 유치 차원에서 기업공개(IPO)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앞서 액상대마를 흡연하다 적발된 SPC 차남 마약 사건 사례를 들어 승계 배제라는 극단적인 상황도 제기된다.

지난해 SPC그룹은 지난해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이 마약 혐의로 구속되자 “차남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PC의 경우는 형인 허진수 부사장이 있다. 또 허 전 부사장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CJ의 경영권 승계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는 하겠으나, 구도 자체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CJ그룹은 ‘범 삼성가’로 장자승계 원칙을 따른다. 이재현 회장의 자식은 딸인 이경후 CJ E&M 상무와 이 부장으로 1남1녀다.

한편 CJ그룹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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