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전문가들,“근본 원인 해결 안 돼”
단기반등 가능하나 펀더멘털 부진 지속 전망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가운데)//사진=공식 인스타그램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법안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5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송환법 철회가 긍정적 이슈임은 확실하나, 완전 해결은 아니며 홍콩 사태는 아직도 예측불허라고 설명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4일 오후 6시 TV 녹화 연설을 통해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지난 6월부터 홍콩시민을 거리로 나서게 한 법안이 3개월 만에 드디어 철회로 귀결된 것.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전날 홍콩H지수가 2.5%, 항셍지수는 3.9% 급등했다. 국내에서 우려되던 주가연계증권(ELS) 대란 가능성도 한풀 잦아들은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분명 긍정적인 이슈임은 맞다고 설명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건국 70주년을 (10월 1일) 앞두고 불확실성을 잠재우고 미중 무역협상에 집중하기위해 중국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제진압 우려 고조에서 이 조치는 금융시장에 당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고작 첫단추만 끼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시위대가 내놓은 5가지의 요구사항 중 고작 하나만 해결됐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송환법 철회 외에 4가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콩 시위대는 중국 정부에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 및 불기소 ▲캐리 람 행정장관 퇴진 및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송환법 철회로 홍콩사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인물이 캐리 람 행정장관인만큼 그의 해임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직선제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 2014년 우산혁명 때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시위가 장기화되자 홍콩 내에서도 경제악화를 이유로 시위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시위는 동력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며 “시위대는 미완의 혁명이었던 우산혁명을 반면교사로 삼아 직선제 쟁취를 주장한다. 당연히 중국 정부가 직선제를 양보할리 없다. 결국 직선제요구로 타겟이 바뀔 뿐 시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홍콩 시위가 단순 송환법의 철회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홍콩 시민의 불만 표출이 컸기에 단순 철회로 쉽게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며 “실제 시위대 반응 또한 부정적이었으며,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주장도 있어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 연구원은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투자심리가 개선으로 홍콩시장은 단기반등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아직 홍콩시위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경기둔화로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하락 하는 등 펀더멘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직전까지 본격적인 반등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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