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영향 없다 vs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능
아람코 생산능력 복구 시기가 향방 결정할 듯

사우디 아브카이크 오일 플랜트//사진=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유가 급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원유시설 복구 속도와 재고 방출 등을 감안하면 진정되겠으나, 투기 수요가 몰리며 유가가 단기 급반등 양상을 띌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동부 아브카이크의 탈황·정제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됐다.

사우디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일당 570만배럴 분량의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 이는 사우디 원유생산의 약 절반이며, 세계 생산의 5%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에서는 복구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럴당 100달러 선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레그 뉴먼 오닉스 원자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티안 말렉 JP모건 원유 및 가스 리서치 헤드는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집중하면서 향후 3∼6개월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단기적으로 급등세가 나타날 것임은 자명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드론 공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유가의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피해가 발생한 사우디 석유시설이 회복되는 속도와 관련 이슈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격화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유가는 급등세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 초반 15% 이상 폭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2.35% 급등했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풀어내며 당장의 위급 상황은 잡힐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사우디에 대한 공격에 근거해 전략비축유의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관건은 생산 차질의 기간이다. 아람코가 석유 생산 능력을 완전히 복구하기 위해 며칠, 혹은 몇주가 걸릴지에 알기 어렵다. 복구 속도에 따라 유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약 48시간 내에 진행률 업데이트가 제공 될 것이라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단기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생산 차질이 제한적이라는 것에 근거한다”며 “사우디 측은 생산 차질 설비(570 만 배럴/일) 중 약 1/3, 즉 200만 배럴은 조기에, 즉 16일까지 복원시킬 수 있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또 사우디의 원유 비축분과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등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100달러를 주장하는 근거는 생산 차질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안 지속”이라며 “이번 사우디 유전 지대 타격은 1990년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원유시설이 공급 차질을 빚은 이후 최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라는 점에서 원유 시장 내 수급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사태”라고 했다.

그는 “또 조기 생산 복원이 가능한 설비를 제외한 생산 차질 규모가 약 370만 배럴/일인데 해당 설비 복원에 수개월이 소요된다면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사우디 생산 차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문제는 유가 상승의 지속 여부인데 이는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 힘들며 사우디 생산시설 복원 시기와 중동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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