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나눔, 증여세 부담에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 전량 매각
대림그룹, 지배구조 취약·이해욱 회장 갑질 등으로 전부터 우려
KCGI 아직 공식 입장 내놓지 않아…지분 인수 완료 후 발표할 듯

대림코퍼레이션

강성부펀드(이하 KCGI)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림그룹에도 손을 뻗었다.

이에 따라 그간 시장에서 제시되던 대림그룹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현실화 된 상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보유하고 있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343만7348주) 전량을 KCGI에 매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1대 주주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다. 지분율은 52.3%다.

통일과나눔재단은 지난 10일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두고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전량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고 매각 공고를 낸 바 있다.

통일과나눔재단은 증여세 문제로 지분을 매각한다. 재단은 앞서 2016년 10월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에게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증여받았다.

공익법인은 국내 법인 주식을 출연받을 경우 지분 10%까지만 증여세가 면제된다.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된다. 재단이 만약 주식을 계속해서 보유할 경우 15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 면제 조건은 있다. 주식을 출연받은 이후 3년 내에 지분을 재매각하면 된다. 재단이 다급하게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다.

KCGI가 아니더라도, 시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림그룹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내년에는 지배구조 개편 관련 관심, 이해욱 회장의 연임 등의 이슈 속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질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대림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림산업은 과거부터 오너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취약으로 인해 행동주의 펀드 등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대림산업에 대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23.12%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율은 50.69%,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주주권 행사를 천명한 국민연금 역시 지분 12.2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림그룹의 실질적 사업지주회사이며, 대림그룹 대부분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한다. 그토록 중요함에도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 ‘뚫고 들어올’틈이 있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잦았다.

여기에 이해욱 회장이 2016년 운전 기사 폭행, 2017년 지역 주민 조망권 침해 등 사건사고가 잦았다. 올해는 개인 기업 설립으로 상표권(여의도 글래드호텔)을 소유해 수십억원의 사익을 편취한게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사회적 물의를 자주 빚은 영향으로 올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초청에 명단을 올리지 못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해욱 회장이 내년에 등기임원 만기가 도래하는데다, 대림산업에 대한 최대주주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 간 합병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이에 내년이 지배구조 개편 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틈새도 보이는데 명분도 있다. 대한민국 주요 기업 대부분의 지분을 들고 있는 큰손 국민연금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 수록 각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지분 인수에 대해 KCGI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식 입장은 지분 인수 절차 완료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해 7월 설립된 국내 행동주의 펀드다. 설립 이후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해 2대 주주(현재 지분율 15.98%)에 올라 화제가 됐다. 그간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