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 항공기에 10%·농신물 및 기타 품목에 25% 관세 매겨
EU 경기 하강압력 확대 가능성 높아…재정지출 확대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중인 무역분쟁이 유럽대륙으로 확산됐다.

4일 전문가들은 미국의 유럽연합(EU) 관세 부과와 관련, 유럽의 보복 대응과 나아가 경기 하강 압력이 높아지면서 추가적 완화 조치와 재정확대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0월 18일부터 유럽산 수입품 15개 부문에 차등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이 수출하는 대형 민간항공기(부품제외)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스카치 위스키, 의류, 커피, 치즈, 올리브 오일, 냉동 고기, 돼지고기 제품, 버터, 요구루트, 기계류 등의 세율은 25%에 달한다. 이번에 관세가 부과되는 수입품의 추정 규모는 연 75억달러다. 한화로 9조원에 달한다.

이번 관세 부과의 시발점은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다. 무역 분쟁을 다루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의 불법 보조금에 대한 EU의 책임을 인정했다. WTO는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EU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관세부과에 대해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벌어질 일은 유럽의 보복, 경기 하강 압력 확대, 추가 완화 조치 등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유럽이 보복 대응에 나설 것이며, 미국은 추가 제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인 세실리아 말스트롬은 미국의 관세부과와 WTO 규정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은 WTO가 승인한 유럽산 제품에 100%까지 관세를 적용할 권한이 잇다는 점에서 유럽의 보복대응시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율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 경기의 추가 하강 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럽 28개국의 총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다.

이를 감안시 이번 관세부과 조치가 경기 둔화 압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김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독일(1379억달러) 경기와 총 수출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9.5%로 가장 큰 영국 경기의 둔화 압력이 클 전망”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와 역내 재정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과 유럽의 무역분쟁이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나쁠 것이 없는 이슈라고 설명한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는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중국만이 무역전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또 모든 국가가 무역전쟁의 대상이며, 일본·멕시코 등처럼 빨리 항복하느냐 중국처럼 저항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했다.

하 연구원은 “이번 유럽 관세부과는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나쁠 것 없는 이슈”라며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는 내부적으로도 불만이 많은 이슈이나, EU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하락시킬수도 있는 중국과의 갈등은 당분간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