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실적 안정화·현금 활용 관점으로 봐야
이종산업 진출한 회사들, 우려 딛고 기업가치 올라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에 밸류에이션 기여로 PER 하락

넷마블 사옥//사진=넷마블

넷마블이 정수기·청정기 등을 렌털하는 웅진코웨이를 인수했다.

넷마블은 게임사다. 기존의 서비스와 전혀 관계가 없는 이종산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15일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합병(M&A)에 대해 당장의 시너지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라 전망했다. 사업다각화, 실적 안정화, 현금 활용 등의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웅진은 전날 웅진씽크빅이 현재 보유중인 웅진코웨이의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25.08%의 매각과 관련, 넷마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인수대금은 1조 8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당 금액 9만 8900원에 해당한다. 오는 10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올해 안에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웅진에 호재로, 넷마블에는 악재성 소식으로 인식하는 모양새다. 웅진은 지난 11일과 14일,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반면 넷마블은 11일에 전일대비 3.53% 내린데 이어 14일에도 0.75% 떨어졌다. 낙폭 자체는 크지 않으나, 2거래일간 코스피가 급등세를 보였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따라가기는 커녕 언더퍼폼(시장 하락률 보다 더 큰 폭락을 보이는 것)한 셈이다.

시장이 이 같이 반응한 것은 당장 두 회사의 사업이 연관성 없는 이종산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 간 단기적 시너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넷마블에는 이번 인수가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의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1.9배로 국내 게임 업종의 평균 PER인 14.8배 대비 48% 할증돼 있다”며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은 가장 큰 투자 리스크였기 때문에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한 밸류에이션 부담 해소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웅진코웨이의 내년 예상 순이익은 4221억원으로 25.08%의 지분율을 적용하면 넷마블에 기여하는 순이익은 1059억원이다. 이로 인해 넷마블의 내년 예상 PER은 17배로 하락한다”고 했다.

이어 “웅진코웨이는 배당성향도 높아 현금 보유로 인한 이자수익보다 더 높은 배당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며 “내년 웅진코웨이의 예상 주당 현금배당금을 3200원으로 가정할 경우 배당성향은 65%, 배당수익률은 3.9%”라고 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또한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평가했다.

흥행산업인 게임은 신규게임 흥행에 따라 높은 주가와 실적의 변동성을 수반한다. 웅진코웨이를 통해 안정적 캐시카우를 확보했다는 점,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현금보유보다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웅진코웨이는 국내 렌털시장에서 7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1위 사업자다.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홈과 실물 구독경제의 좋은 비즈니스 근간이 될 수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과거에도 인터넷·게임 기업이 이종산업에 진출했던 사례가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부담과 시너지창출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업가치가 재상승했던 경험이 존재한다”면서 “2010년 12월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을 발표했고 2011년 3월 창단 이후 주가는 6개월 동안 34.5% 상승했다. 또 2016년 1월 카카오는 멜론 인수를 발표했으며 이후 2년간 주가는 19% 상승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넷마블 주가는 11.4% 하락, 실적부진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했다. 3분기부터 정상화된 이익레벨과 10월 웅진코웨이 인수가 성공한다면 안정적 캐쉬카우를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또한 11월 지스타에는 신작 라인업이 추가로 공개되며 게임비즈니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해소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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