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바닥론에 방점…내년부턴 나아질 것
내년 성장률 2.3%, 2021년은 2.4%로 전망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 있어…1% 갈지 관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내렸다. 4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연 성장률 2.0% 이상을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기 흐름은 조심스럽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다소간의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 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올 들어 총 4번에 걸쳐 하향조정하면서 2%까지 내렸다. 내년은 2.3%, 2021년은 2.4%로 전망했다.

한은이 보는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 전망치는 2.5~2.6%다. 사실상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세 국면이 지속된다는 것.

한은은 올해 경기바닥론에 방점을 뒀다. 이 총재는 “세계교역 부진이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 때문이다.

이 총재는 “내년에 수출과 설비투자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내년에 한번도 가지 않았던 1% 금리로 접어들게 될지 관심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전날 ‘2020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에서 한은이 경기 둔화 및 저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중 기준금리를 한차례 인하해 연 1.0%로 만들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은 만장일치 동결 또는 조동철 위원 1명의 소수의견을 대부분 전망했다”면서 “예상과 달리 신인석 위원이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질적으로 금통위 내 인하의견이 2명이란 추측에 힘이 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속적으로 1~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 동결을 전망했던 투자자들의 생각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내년 4월까지 금통위에서 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이어진다면 5월부터 참여할 4명의 신임 금통위원들 역시 ‘첫 회의’라는 이유만으로 만장일치 동결을 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3분기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 반도체 회복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거나, 중국경기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할 경우 금리인하 시점을 상반기로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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