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캐스팅보트 될 수 있는 상황
KCGI, 이슈 속에 조용히 지분 늘려
내년 주총까지 물밑 싸움 치열할 듯

조원태 한진칼 회장(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우)

한진가(家)에 ‘남매의 난’이 불거지며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높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쏘아올린 ‘작은 공’의 여파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주총까지 물밑에서 서로의 지분을 두고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25일 한진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내년 3월 말께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미 강성부 펀드(KCGI) 등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 세력은 3월을 기다리고 있다.

KCGI는 올해 한진칼 주총에서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사장)의 사내 이사 연임 저지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게 됐다. 조양호 전 한진칼 회장의 별세 후 17.84%의 지분은 조원태·현아·에밀리리(조현민) 3남매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에게로 이어졌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6.49%, 조에밀리리(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7%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조 전 회장의 지분을 거의 1:1:1로 물려 받았다. 이명희 고문도 지분을 상속받아 5.31%를 들고 있다.

이외에 친족과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총 28.94%다.

2대 주주로 경영권 견제에 나선 KCGI의 지분은 17.29%다.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으나, 조 회장 측이 뭉쳐만 있다면 경영권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조 전 부사장이 다른 주주를 끌어들였을 경우다. 당장 조 전 부사장만 빠져나가도 조 회장측의 지분율은 22.45%로 줄어든다. 

가능성은 낮지만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으면 지분율은 23.78%가 된다.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JV)를 만드는 등 제휴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과 반도건설의 지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각각 지분을 10.00%, 6.28% 들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들은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고 있다. 만약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거나, 견제하는 측(KCGI)에 힘을 실어줄 경우 상황이 일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지분(4.11%)도 적진 않다. 연금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도 눈여겨 볼 요소다. 

지분이 다양하게 나뉘어 있기에 다수의 인원이 캐스팅보트라며 지목되고 있다. 델타항공, 반도건설에 이명희 고문까지 모두가 향후 주총을 뒤흔들 가능성이 언급된다. 

현 시점에서 드러난 것은 단 하나뿐이다. 3월 주총 전까지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은 불투명하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