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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석의 펀펀한 투자] 암호화폐 거래소, ‘세금’격랑 휘말리나국세청, 빗썸에 803억원 과세
외국인 고객, 소득세 원천징수
암호화폐 시장 격변할 수도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에 세금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국세청이 빗썸코리아에 803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인데요. 이에 따라 내년 암호화폐 업계에 격랑의 파도가 예상됩니다. 

이번 과세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당장 법적 정의나 과세 근거 등이 정립하지 않았는데 세금이 나올 수 있는가라는 점부터, 외국인 거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등 다양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또 모든 거래소에 빗썸과 동일하게 5년치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문을 닫는 회사가 나올 것이 우려됩니다. 추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에서 최대한 벗어나기 위해 암호화폐와 현금을 인출할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모두 추정일 뿐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빗썸의 외국인 회원(국내 비거주자)들이 출금한 원화 금액 전체를 소득으로 보고 ‘기타소득’에 적용되는 22%(지방소득세 2% 포함)의 세율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세 공평원칙이라는게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로 알려졌는데요. 국세청은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암호화폐(정부의 공식 용어는 가상통화)는 국내에서 어떠한 ‘법적 지위’가 없는 물건이라는 점입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6월 암호화폐를 화폐나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 또는 재고자산으로 결론내렸습니다. 국제적 기준점은 생겼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산으로 인정하는 법률조차 없기 때문이죠.

사진=pixabay

당장 이에 대해 법적 지위 없는 물건에 세금부터 매기는게 옳냐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한 명시적 사유는 ‘외국인 소득’입니다. 

국내 비거주 외국인이 한국에서 소득을 얻으면 납세의무가 생깁니다. 국세청이 국내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외국인을 전부 파악하고 출금이 있을때마다 세금을 내라고 할수는 없겠죠. 그러니 일괄적으로 빗썸에 청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형식적으로는 빗썸에 과세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빗썸이 당장 돈을 내는데는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빗썸코리아(비티씨코리아닷컴)의 2018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801억4014만6477원에 달합니다. 803억원을 지급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당장 내년부터 과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의 소득세법은 납세자를 거주자와 비거주자로 구분합니다. 국적을 놓고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구분하는게 아닙니다.

국세청이 외국인을 사유로 들었지요. 빗썸은 추후 세금을 내기 위해 자사를 이용한 회원이 비거주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인이라 해도 해외에서 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세법상 외국인(비거주자)가 됩니다. 반대로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국내에서 183일 이상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했다면 거주자가 됩니다.

이것부터가 벌써부터 골치 아픈 일이 됩니다. 간단하게 하려면 모든 거래소 이용자를 비거주자(외국인)로 보고 원천징수를 하면 됩니다. 추후 돌려주면 되니까요. 

모든 출금액의 일부가 원천징수 명목으로 공제될 경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빗썸을 떠날 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수익이 떨어질테니까요.

국세청이 빗썸에만 세금을 매기는 건 아닐겁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과세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해외 거래소로 옮기던가, 아니면 현금으로 바꿔 출금해야겠죠. 

암호화폐 시세가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국내 거래소들 모두에 적잖은 타격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간신히 명맥만 잇고 있는 중소형 거래소의 경우는 빗썸과 같이 대규모의 세금을 낼 여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입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빗썸측은 일단 국세청의 과세 통보에 따라 세금을 내고 불복 소송을 벌일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수합병(M&A) 문제로 한동안 내홍을 앓은 빗썸에 과세라는 국세청의 강펀치가 나왔습니다.

빗썸이 이번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또 한국의 암호화폐 업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유호석 기자  ubermensch@a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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