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보다 전파 빨라…중국 경제 충격 우려 높아
안전자산 선호 속 확진자 증가 속도 눈여겨 봐야

사진=Pixabay

설 연휴 중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2019-nCoV)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28일 전문가들은 이전 전염병 사례에서 확인되듯,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아직까지 우한 폐렴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단언하기 어렵고, 중국 경제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알기 어렵기에 당분간은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휴가 끝난 첫 거래일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50포인트가 넘는 급락세를 시현했다. 이후에도 낙폭을 키우며 장중 7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중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폭증한 것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27일 기준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2744명(홍콩, 마카오 포함)이다.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 1315명보다 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사스) 유행과 비교해도 매우 빠르다. 사스는 확진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데 4개월이 소요됐으나, 우한 폐렴은 25일 정도 걸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사스 사례로 봤을때 확진자 급증→인적이동감소(여행·소비)→교역감소→자금이동감소 순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이번주 후반부터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과 글로벌 경제 타격에 대한 분석·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를 다시 한번 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내 우한 폐렴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받게 될 경제적 충격”이라며 “이미 춘제 소비가 우한 폐렴으로 상당부분 영향을 받았을 공산이 높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 공포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내수 및 산업활동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2003년 사스 당시 약 1분기 정도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크게 둔화됐음을 감안할때 이번 1분기에도 중국 내수 경기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내수 경기 위축은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실제로 2003년 사스 당시에도 대중 수출 증가율이 3~4개월 간 큰 폭으로 둔화됐고, 한국을 찾는 중국 방문객수 역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 악재일 뿐, 이를 극복하면 증시가 재차 상승할 것이라 본다. 관건은 조정이 언제까지 진행되느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치사율이 10% 내외였던 사스 발생 국면에서 코스피는 2003년 3월(2월 발생) 저점 형성 이후 빠르게 반등했지만, 치사율이 30%를 상회했던 메르스(MERS)의 경우 2015년 8월(5월 발생)에서야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사율이 10%를 상회할 경우 코스피 조정이 상당 시간 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확진자의 증가 수와 치사율 등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까.

이 연구원은 “2003년 사스 발생 이전 국내 증시의 주도주는 조선이었고, 2015년 메르스 발생 이전 주도주는 화장품이었다. 사스 확산 국면에서도 조선은 주도주 역할을 유지했지만, 메르스 확산 국면에서 화장품은 그러지 못했다”면서 “이유는 2003년 조선은 순이익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었던 반면, 2015년의 화장품은 순이익 증가율이 정점을 형성하고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변수로 인해 의외성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정공법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12개월 예상 순이익 증가율(전년대비)이 플러스권에서 높아지고 있는 업종 중 1월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IT하드웨어”라며 “반면 최근 이익 증가율 싸이클 흐름은 유사하지만,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업종은 자동차와 건강관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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