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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도 스마트폰 좀비?아동 스마트폰 중독, 학습•정서 장애 유발

 

<사진출처=연합뉴스>

“스마트폰 그만 보고 공부해라!”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흔히 이런 고성이 난다. 부모들은 얼 빠진 채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소파 위에 앉아있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이제 9살이 된 아들을 둔 직장인 권순호(40)씨는 “예전에는 아들한테 스마트폰만 쥐어주면 조용해져서 좋았어요. 지금은 애가 공부해야 하는데 말을 안 들으니 문제죠. 항상 저것만 쳐다보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육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다” 또는 “나중에 자녀가 성장해서 스마트폰 때문에 많이 싸울 것 같아요”라는 글이 흔하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좀비처럼 걸어 다닌다’는 의미의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스몸비’는 지하철역이나 횡단보도에서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걷다가 행인들과 부딪치는 어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가정, 학교, 길거리에서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 어린이들이 많아졌고 이들을 ‘스몸비 키즈(Smonbie kids)’라고 부른다.

‘스몸비 키즈’가 사회적인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자녀의 친구들이 대부분 사용한다니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해가 된다는 명확한 연구 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들들이 많다. ‘스몸비 키즈’의 문제점과 그 예방법에 대해 조사해봤다.

 

자제력 없을 때 사용하는 것이 문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결과 3~9세 미취학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7.9%로 조사되어 20~59세의 성인(16.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보다 자제력이 약한 아동이 스마트폰에 중독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부분의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어린 아이에 대한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었다. 지난 2014년 5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초등학생 50퍼센트, 중고등학생 80퍼센트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5년 국제 학술지 ‘인간과 컴퓨터’에서는 한국의 11~12세 어린이 중 72%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실시한 ‘아동ㆍ청소년 스마트폰 사용관련 전문의 인식도 조사’에 의하면, 전문의들이 권고한 스마트폰 사용 시작연령은 중학교 1~2학년이었다. 또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대체로 아이가 스스로 자제력이 생기는 12~14세 사이가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미 우리나라 11세에서 12세 사이의 아이들 72%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권고는 의미 없는 듯하다. 스마트폰 중독을 막을 자제력이 없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의 뇌에 미치는 해악

스마트폰이 아동의 뇌에 미치는 해악은 많다. 한 정신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스마트폰 액정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해서 아이가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고 따라서 아이의 성장 지연과 학습장애, 정서장애를 낳는다.

블루라이트 외에도, 스마트폰 콘텐츠들은 자극적인 것들이 많아 ‘팝콘브레인 현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팝콘브레인 현상’은 자극적인 콘텐츠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뇌가 현실에 무감각해져서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는 현상이다. 현실과 콘텐츠 사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미비한 아동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이 미치는 해악이 성인보다 더 심하다.

스마트폰이 아동의 자살 충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한 미국 연구진이 미국 청소년 50만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5년간 추적해 지난해 11월 임상심리과학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하루에 스마트폰을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살 충동을 느낄 가능성이 30% 높았다. 5시간 이상 사용하는 아이들은 50%까지 상승했다.

또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실험한 결과를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스마트폰을 단지 옆에 두는 것만으로도 인지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8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책상 위, 가방 안, 주머니, 그리고 다른 방 등에 놓고 문제 푸는 능력을 측정했는데 그 결과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멀리 할수록 원래 하려던 일에 집중도와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스틴대의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스마트폰에 의존도가 높을수록 인지능력의 현격한 감소가 나타났다.

 

스몸비 키즈 예방하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면 먼저 부모가 중독을 끊어야 한다. 한국 정보화 진흥원에 따르면 부모가 스마트폰 금단증상을 보이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인 경우 유아 자녀가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23.5%였다.

또,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뜨려놓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오스틴대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이 얼마나 가까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가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스스로 법칙을 세워서 조금씩 스마트 폰에 대한 의존을 다른 것으로 바꾸면서 스마트폰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도록 만들어서 중독을 어느 정도 줄이고 의존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는 시간 동안은 다른 방에 스마트폰을 놓는 규칙을 세우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떨어뜨리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전화, 메시지, 카카오톡 등 약간의 기능만 되는 ‘키즈폰’도 있다.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들만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아예 스마트폰 사용을 못하게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본에서는 밤 특정 시간대에, 그리고 특정 장소에서 자동으로 차단되는 어린이용 스마트폰이 지난해 8월 출시됐다. 이 폰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탑재해 학교나 학원 등 사전에 설정된 장소에서도 사용이 정지된다.

 

사회, 정부차원의 노력 필요

사회적인 혹은 정부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미국에선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아이가 8학년(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주지 말자'는 서약을 하는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소재 데일리 헤럴드는 미국 전역에서 6000명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다른 가정에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기 시작하면 자신의 자녀들까지 사줘야 하는 부담을 막기 위해서다. 

또 프랑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아예 쓸 수 없게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학생들이 등교 시 교실 바깥에 둔 보관함에 휴대전화를 보관했다가 귀가할 때 다시 돌려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업시간 전에 아이들로 하여금 휴대전화를 선생님에게 맡기게 하는 교실이 많다.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치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니 참여 해보는 것도 스마트폰 중독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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