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41.28달러…하루 만에 10% 급락해
코로나19에 수요 줄고 산유국은 증산 예정
4월물 WTI, 야간시장서 20달러선까지 밀려

사진=Pixabay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 여파가 국제유가에까지 미쳤다.

하루 만에 가격이 10% 급락해 40달러선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가 겹친 영향이다.

9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1% 떨어진 배럴당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일일 기준으로는 2014년 11월 28일 이후로 5년여만에 최대폭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와 산유국 증산 우려 때문이다.

당초 OPEC 산유국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일일 150만배럴의 감산을 올해 연말까지 이어갈 것으로 결정했다.

다음날 개최된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추가 감산량에 대한 러시아와의 견해 차이로 추가 감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산유국들은 이달 말 종료되는 기존의 감산(일당 170만배럴 감산을 3월까지 시행)연장에 대한 합의점 또한 찾지 못했다.

결국 4월 이후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의지대로 급격히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합의가 실패한 배경에는 러시아가 미국 셰일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코로나19사태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지난달 28일 기준 일일 1310만배럴로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유수출량도 415.4배럴로 3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산합의 실패로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의 자본회수에 대한 요구로 이미 자본지출 축소 및 현금흐름 확보에 대한 아박이 큰 미국 셰일업체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하방 압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봤다. 현 시점에서 증산 가능성은 있어도 감산 가능성은 낮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해 크루즈, 항공사 등의 원유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례회의 결렬에 따른 추가감산 재료가 없다”며 “또 오는 4월 1일부터 OPEC와 논(Non)-OPEC는 감산요구를 받지 않는다는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의 발언, 사우디의 원유 생산 확대 계획 등에 따라 연쇄적 원유공급 확대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3대 주요 원유전망 기관이 하향조정했던 원유 수요 전망치도 발표 시기상 코로나19의 팬더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우려를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의 낙폭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 연구원은 “상반기 중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상반기 레인지(Range)를 배럴당 30~50달러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김소현 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의 레인지를 기존 배럴당 42~63달러에서 하단을 32달러로 수정했다.

단기간 내 산유국의 추가 긴급 합의 외에 유가 하방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은 없어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의 합의 불발 이후 예상되는 석유시장 공급 증가세가 재정 불안 속 정책 공조로 나타날지를 주목해야한다”면서 “유가 급락시 미국 석유기업들의 장기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자본적 지출(CAPEX) 투자도 자금조달 난항 속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단기 석유시장 수요 쇼크를 초래한 코로나19 악재 해소시 공급과잉 공포는 일부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WTI 가격의 50달러 상단 정성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석유시장 동맹이 수반돼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제 야간 시장에서 4월 인도분 WTI 가격은 한때 27.38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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