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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본 세상] 코로나19와 마스크 테마주
사진=Pixabay

“주식시장에서 인간의 광기는 예상할 수 없다”
By 아이작 뉴턴

Intro | 코로나에 울고 웃는 주식시장

최근 2달만에 140~200%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 비정상적인 거래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고요? ‘마스크 테마주’라고 불리는 회사들 주식이야기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요동칩니다. 조금 잠잠하던 2월 초에는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2월 21일 이후로 주가가 걷잡을 수 없어 보이는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발표가 있던 날입니다.

2020년 1분기에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 산업이 없습니다. 마스크는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지 오래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식시장에도 ‘마스크 테마주’가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오공, 웰크론, 깨끗한나라, 모나리자입니다.

누가 봐도 주가 급등과 경영실적을 나타내는 회계정보(재무제표)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분석의 결과인양 “앞으로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의심부터 해봐야 합니다.

투자보다 투기심리가 작용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든다면, 주식투자를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넘어서는 손해를 입기 십상이니까요.

우리는 이 현상의 끝이 언제일지, 냉정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Body | 마스크 관련 회사 재무제표 살펴보니

마스크 테마주에 관심이 있다면 객관적인 투자판단을 위해 재무제표를 꼭 보시길 권합니다.

가장 많은 투자자가 몰리는 ‘오공’은 1962년에 설립된 화공약품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흔히 오공본드 하면 잘 아실 것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입니다.

최대주주는 김윤정 오공 대표이사이며, 지분율은 22.56%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총 30.98%입니다.

이 회사의 2018년 기준 자산총계는 1286억원이며 부채 542억원, 자본 74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2%입니다.

2018년 매출액은 1506억원, 영업이익 75억원, 당기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오공 주가 추이//네이버 캡쳐

지난 2월 20일 오공의 시가총액이 2253억원입니다. 두 달 전에 3000원 하던 주가가 1만4000원이 돼 있습니다. 주가만 놓고 본다면 2개월만에 회사 가치가 4배 이상 오른 셈입니다.

오공의 주요제품을 살펴봅니다. 주요 제품 매출현황을 사업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매출액의 42%는 접착제 23%는 테이프를 제조해서 팔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오공 계열사에서 소량으로 판매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는 마스크 생산 이력이 없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습니다.

오공 주요제품 매출 현황//전자공시 캡쳐

또 다른 기업 ‘웰크론’은 1992년 설립돼 극세사로 제조된 침구 및 고기능성 생활용품류의 제조 및 판매 회사입니다.

최대주주는 이영규 대표이사이며 지분율은 15.43%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18.23%입니다.

2018년 기준 웰크론의 자산총계는 3456억원입니다. 부채 2057억원, 자본 1398억원으로 부채비율 147%입니다. 2018년의 매출액은 3947억원이며, 영업이익 101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냈습니다.

웰크론은 극세사 등의 섬유제품이 주력인데 마스크도 나노섬유를 이용해 만든다고 합니다.

품목을 보니 나노섬유 제품 구분에 ‘방탄복, 방어복, 마스크, 필터여재 등’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케어온’이라고 합니다. 나노섬유제품 매출 비중은 전체 3.4%를 차지합니다. 139억원 정도입니다.

웰크론 및 계열사 사업부문 현황//전자공시 캡쳐

‘깨끗한나라’는 화장지 만드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등을 제조 및 판매하며, 화장지류와 기저귀, 미용티슈, 물티슈 등을 제조하고 판매합니다.

2018년에 생리대 유해물질 관련해 타격을 받아서 그런지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자산총계 5994억원, 매출액 6263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292억원 적자이며, 당기순이익도 △336억원입니다. 최근 공시로는 2019년에 흑자 전환했다고 합니다.

깨끗한나라 주가 추이//네이버 캡쳐

비슷한 회사 ‘모나리자’ 역시 화장지 및 위생용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1988년부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자산총계는 775억원으로 4개 중에 제일 적습니다. 2018년 매출액 1130억원, 영업이익 △24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입니다.

자산총계에 비해서 2월 20일 기준 시가총액이 3101억원입니다. 모나리자는 식약처로부터 황사용 마스크를 허가 받아 ‘스마일 황사미세먼지마스크’를 판매 중이라고 합니다.

모나리자 주가 추이//네이버 캡쳐

Outro | 마스크 제조사는 중소기업·비상장사가 대부분

마스크 테마주로 꼽히는 4개 회사는 생활용품 회사입니다. 주력 제품이 매출이 크지 않은 생활용품(화장지, 접착제 등)이라서 시가총액도 낮은 편입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의 평가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주가변동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주가 변화로 시가총액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기업가치인 매출액, 자산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스크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다른 제품의 내수 판매가 침체돼 전체 매출이 줄어 들 수도 있습니다.

문득 제가 사용하는 마스크를 확인해 봤습니다. 4개 회사 제품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회사 것을 쓰고 있습니다. 검색해 보니 직원 20명 남짓의 중소기업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몇 달 전에는 400~500원 하던 제품입니다.

사진제공=이승환

근데 왜 사람들은 마스크 관련주에 투자했을까요? 흥미로운 부분은 거래대금입니다. 하루 거래 대금이 수천억원에 달합니다. 거래량도 많습니다. ‘샀다 팔았다’ 단기적 투자가 주된 거래입니다.

뻔히 보이는 투기성 투자임에도 여전히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미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울 텐데도 매일 빨간 화살표를 그립니다. 왜 그럴까요?

만유인력을 발견한 천재 과학자인 뉴턴의 주식투자 이야기를 아시는 분은 드물 것입니다. 그는 영국 국영기업 남해회사(The South Sea Company)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맙니다.

이후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예상할 수 없었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남해회사는 테마주입니다. 초기에는 뉴턴도 주식투자로 이익을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투기는 이성적인 판단이 아닙니다.

뉴턴이 ‘광기’라고 표현했지만 그도 버블이라는 걸 알면서도 투기에 참여했습니다.

큰 손실을 보고 난 뒤 후회에 차 한 말이 역사에 남았습니다. 그가 폭등에 높은 수익을 냈더라면 이 말을 했을까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광기가 아니라 광기스러운 탐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은 회계정보와 하등 상관없습니다. 그렇다해도 재무제표에 나온 정보와 숫자를 본다면 머리를 식히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붙여, 글을 송고하는 시점에 마스크 테마주 대부분이 주가하락 하고 있습니다.

오공 주가 추이//네이버 캡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사람들의 탐욕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거나, 정신차렸다는 이야기겠죠.

재무제표는 투자자 스스로 ‘가진 욕심’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생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승환 작가

[글쓴이 소개]
이승환 작가,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2018 흐름출판),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2019 이은북)의 저자.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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