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청약 당첨권에서 멀어지자, 대신 기존 주택 매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감정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4328건이다.

이 가운데 30대가 1257건(29.0%)을 매입했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계약 건수다.

기존에 주택 매매 시장을 주도하던 40대(27.8%·1204건)를 근소한 차이로 밀어냈다. 30대는 올 1월부터 40대를 넘어 매달 주택매매건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30대의 아파트 매입이 활발해진 것은 청약 가점제 물량 확대 때문으로 해석한다. 가점에서 밀린 30대들이 대신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섰다는 것.

서울에 위치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신규 청약에서 100% 가점제 적용을 받는다.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 서울 아파트 청약 가점은 최하점이 50∼60점을 웃돈다. 부양가족 수가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은 30대는 당첨이 매우 어렵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30대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생애 첫 주택구입인 경우 대출 규제가 덜한 경우가 많다. 결국 청약을 사실상 포기한 30대가 기존 아파트 구매로 눈을 돌린다는 것.

30대는 출퇴근이 용이한 도심권의 아파트를 선호했다. 성동구의 경우 30대 매입 비중이 40.0%로 가장 높았고, 성북구 39.5%, 영등포구 33.7%, 동대문구 33.5% 등의 순이다.

강서구(33.2%), 양천구(32.4%), 구로구(31.8%), 마포구(31.7%), 금천구(30.6%), 서대문구(30.6%), 중구(30.0%)도 30대 매입자가 30%를 넘겼다.

40대는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 3구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서초구는 전체 매입자의 36.5%가 40대였고, 강남구와 송파구는 40대가 각각 35.8%, 34.2%다.

세 지역의 30대 매입 비중은 각각 21.5%, 22.5%, 27.4%다. 40대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를 보였다.

광진구(35.0%), 서대문구(33.3%), 노원구(31.9%), 강북구(31.0%), 용산구(27.3%) 등도 40대가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였다.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25.7%로 가장 높았고 30대(21.2%), 50대(20.5%), 60대(12.1%) 등의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