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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석의 펀펀한 투자] 카카오네트워크, 백서만 잘 봤어도…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유성같이 사라진 ‘스캠’이 있습니다.

카카오네트워크입니다.

카카오네트워크가 화제가 된 것은 지난주입니다. 해당 홈페이지는 카카오 브랜드와 브랜드 색상을 사용했고, 카카오 공식 사이트와 흡사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상장 거래소로 후오비, OKEx, HitBTC, 비트렉스 등이 명기돼 있고, 스타트업이나 블록체인 업계 등지에서 이름이 꽤나 알려진 분들이 관계자, 혹은 창업자로 명기돼 있었습니다. 또한 백서까지 존재했습니다.

해당 소식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습니다.  곧바로 카카오는 지난 19일 ‘카카오 사칭 코인 세일 피싱 사이트 피해 주의 안내’ 공지를 올렸습니다.

카카오는 공지에서 “최근 당사를 사칭해 코인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카카오 네트워크 KON(www.kakao.network)이라는 피싱 사이트가 발견 됐습니다”라며 “당사가 계열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코인세일 등 해당사이트에 언급되어 있는 그 어떠한 내용도 당사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했습니다.

카카오네트워크는 발견 당시 이더리움 기반 토큰(ERC20)인 KON을 1000억개 만들어 자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당시 자금 유입을 위해 사용한 주소를 추적해보니 60이더(ETH) 이상 모인 것으로 보입니다. 업비트 기준 24일 1ETH는 53만원 조금 넘어갑니다. 사기꾼들은 얼추 3180만원이 넘는 금액을 빼돌린 것이지요.

스캠으로 밝혀진 카카오네트워크의 백서 일부. 지갑 개설과 입출금의 간편함을 설명하기 위한 이미지 자료도 들어 있다.

이미 카카오코인, 라인코인, 빗썸코인 등 이미 이름이 있는 기업을 사칭한 스캠 행위는 많았습니다. 이번 경우는 국내에 버젓이 사이트를 만들고 유명인을 사칭한데다, 백서까지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백서는 생각만큼 정교하지는 않았습니다. 카카오네트워크 백서 3페이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2018 년에 시작되는 이 암호화폐는 다중 블록체인 증거 스테이크 시스템( multi-blockchain Proof-of-Stake system)을 기반으로 합니다. 카카오 네트워크는 새로운 시대를 호스트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암호화폐 및 분산 응용 프로그램입니다.”

Proof-of-Stake, 통항 PoS는 지분증명입니다. 암호화폐의 증명방식이 스테이크가 되어 버렸네요.

카카오네트워크 백서 일부. 번역기의 문제인지 지분증명을 스테이크 증명으로 번역해놨다.

사기꾼들은 해외에서 만들어진 백서를 번역기로 돌려 적당히 손질해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6페이지에서도 ‘스테이크 증명(Proof-of-Stake) 방식’이라는 구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테이크만이 아닙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백서를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구절이 많습니다.

카카오네트워크는 구글 도메인 센터를 통해 지난 3월24일 사이트 주소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국내에서 암호화폐 열풍이 분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고작 몇달 준비해 수천만원을 빼돌렸다는 얘기가 됩니다.

현재 ICO 진행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는 사실상 없다시피 합니다. 작정하고 달려드는 스캠을 모두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번 사태는 나름 빠르게 마무리 됐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발생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허술한 구석이 많았는데도 말이죠. 투자를 결정 전에 백서를 좀 자세히 읽어봤다면 피해자, 혹은 피해금액이 더 줄어들지 않았을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유호석 기자  ubermensch@a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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