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공매도 헤지펀드와 겨뤄 1승 거둬
하락 베팅 나선 헤지펀드, 자본 수혈 받아 숨 돌려

게임스톱//사진 출처=Mike Mozart 플리커
게임스톱//사진 출처=Mike Mozart 플리커

미국 오프라인 게임업체인 게임스탑의 주가가 하룻 새 92.71% 올랐다.

미국판 동학개미, ‘로빈후더’(로빈후드 투자자)들의 매입 러시에 힘입은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게임스탑은 전 거래일 대비 71.19달러(92.71%) 급등한 147.98달러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게임스탑의 폭등 원인을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간의 싸움에서 찾는다. 개인들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힘을 실어주며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벌여 주가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게임스탑은 올 들어 685% 폭등했다.

게임스탑은 오프라인 비디오 게임 전문 소매점 체인이다. 온라인 대세가 오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최근 미국의 사이트 레딧의 주식 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 모인 로빈후더들 사이에서 갑작스레 주목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에 시트론리서치, 멜빈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이들이 최근 2주간 공매도한 게임스톱 주식은 유통물량의 138%에 달한다. 이론적으로 시장 유통 주식을 모두 사도 물량을 맞출수 없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정작 개인이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주가는 끝도 없이 올랐다. 이에 공매도 세력은 손실 만회를 위해 되레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이게 됐다.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는데 주가가 급등하면 손실을 보게 된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매입해 갚아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라 한다.

급등이 강해지면 주식을 팔았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빠르게 사들여 갚아야 한다. 이 같은 모습을 공매도 세력을 쥐어짠다는 의미에서 ‘숏 스퀴즈’(short squeeze) 라 불린다.

개인들은 콜옵션까지 대거 매수했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콜옵션을 팔았던 기관들은 헤지를 위해 감마 스퀴즈(Gamma squeeze)에 나섰다. 계속해서 해당 종목의 주식을 사면서 따라가게 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게임스탑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 멜빈캐피털매니지먼트의 경우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약 30%의 손실을 입었다.

멜빈캐피털은 이날 또 다른 헤지펀드인 시타델과 포인트72로부터 27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수혈받았다.

현 시점에서 로빈후더가 헤지펀드를 무너트리며 ‘공매도 대전’에서 승기를 잡았음은 분명하다. 다만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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