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나면 끝? 3년 이상 펀드 판매 A+ 등급 유지 금융사 2곳에 불과
적합·적정성 원칙 준수 미흡…고위험 상품 불완전판매 위험 상승
일부 은행은 저조한 투자자보호 수준, 장기적으로 고착화 된 상황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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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새 대규모의 불완전판매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정작 펀드 투자자의 보호 수준은 매년 추락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펀드평가사 KG제로인과 함께 집계한 ‘제 14차 펀드판매회사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펀드 판매절차를 점검한 결과, 전반적인 투자자 보호 수준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점 모니터링을 통한 펀드 판매절차 점수는 2018년만 해도 67.9점이었으나 2019년에는 58.1점으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50점까지 추락했다.

특히 문제는 투자자 보호의 질적 수준에 큰 영향을 주는 ‘판매 숙련도’가 악화됐다는 점이다.

판매직원의 전문지식 정답률은 26%에 불과했다.

또 펀드 설명 시 고객의 이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거나 투자설명서를 그저 읽는 비율이 50.0%(150건)로 2019년보다 7.6%포인트(p) 증가했다.

업종별 비교 시 은행이 증권회사보다 부진한 경향은 3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은행은 2018년 61.1점에서 2020년 39점까지 추락했고, 증권은 이 기간 75.5점에서 62.3점으로 내렸다. 은행-증권 간 점수 차는 14.4점에서 23.3점까지 벌어졌다.

전체 금융사 중 A+ 등급(5위 이상)을 3년 이상 유지한 회사는 고작 2곳에 불과했다. 삼성증권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한화투자증권이 3년(2018~2020년)간 종합평가 A등급을 유지했다.

자료=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자료=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반면 하위권 등급을 유지하다 못해 고착화된 듯 보이는 금융사는 많았다. C등급(21위 이하)을 3년 이상 유지한 회사는 4곳이나 됐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C등급을 유지했다. SC제일은행도 4년(2017~2020년) 동안 C등급을 받고 있다.

재단은 “이들 중 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문제로 금융감독원 검사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면서 “판매회사의 미흡한 펀드 판매 관행이 만성화될때, 투자자보호는 물론 국민의 자산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9년보다 순위가 큰 폭(10계단 이상)으로 하락한 판매회사도 급증했다.

국민은행(11위→26위, △15계단), 신한은행(14위→25위, △11계단), 미래에셋대우(8위→19위, △11계단), 한국투자증권(2위→12위, △10계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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