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닉스의 암호화폐 펀드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상 위반소지가 큰 상품이라고 못을 박은 것.

암호화폐공개(ICO)가 국내에서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등장한 암호화폐 기반 투자상품 시장 또한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4일 “가상통화(금융당국의 암호화폐 공식 지칭 용어)펀드는 자본시장법 위반소지가 있는 만큼, 투자자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투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가상통화펀드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는 지난 9월 암호화폐로 투자금을 모으고, 타 암호화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형태의 ‘ZXG 크립토펀드 1호’를 출시했다.

투자자는 보유 이더리움을 지닉스에 제공한다. 지닉스는 유망한 블록체인 기업을 찾아 대신 투자해주는 식이다.

ZXG 크립토펀드 1호는 1000이더리움(ETH)을 모아 12개월(내년 9월18일)간 운용을 목표로 출범했다. 모집 기간을 72시간으로 잡았으나, 정작 투자 목표액은 2분만에 채웠다.

지닉스측은 투자설명서를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거래구조를 명시했다. 또 제네시스 캐피탈과 알파 파트너스를 각각 중장기, 단기 포트폴리오 운용사로 했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점만 다를 뿐, 실상 자본시장법상 펀드형태를 갖춘 것.

심지어 거래소 토큰 ZXG를 거래소에 올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한 구조까지 만들었다.

금감원은 가상통화펀드가 형태면에서 집합투자업의 외형구조를 갖추고 펀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투자자가 자본시장법상 적법하게 설정된 펀드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펀드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나, 펀드가 아니라고 못을 박은 것.

지닉스 측은 이에 대해 “상품 기획 단계에서 적법성 검토를 진행했으며 불법적 사항들이 없다는 판단 하에 해당 상품을 출시했다”면서 “현재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연락도 받지 못했으며, 차후 협조요청시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말 예정됐던 2호 상품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며 “해당 상품 및 암호화폐 시장에 금융당국이 명확한 아웃라인을 제시하는 시점, 혹은 정부 지침을 하달받는 시점에서 재출시하겠다”고 했다.

다만 ZXG 마켓은 기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의 중단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운영할 것이며, 추가적 적법성 검토와 금융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상품을 보다 안전한 구조로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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