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 금리 0.25%p 인하…금융위기 후 10년 7개월만에 내려
시장 예상 50bp 못 미친데다, 제롬 파월 의장 발언에 증시 급락
추가 인하 가능성 낮아졌지만, 하반기 1회 이상 하향 가능성 여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사진=Fed

‘슈퍼 파월’은 없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가 하반기에 1회, 혹은 2회의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준은 3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는 2.00∼2.25%가 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10년 7개월 만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하락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하 폭이 0.25%p에 그쳤기 때문이다

시장은 연준이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0%p 내릴 것으로 봤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

연준은 이번 금리 인하를 ‘보험성’이라고 했다. 경기 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이 불확실하고, 글로벌 상황과 낮아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맞으나, 완전히 막힌 건 아니라고 했다. 하반기 한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이번 금리인하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임박한 경기 둔화 혹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닌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7월 성명서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강조가 줄어든 것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금리인하 발표 후 열린 간담회에서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의 돌입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파월 의장은 곧바로 필요하면 금리를 내릴수 있다고 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파월 의장 기자회견의 특징은, 금리인하가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보험적 성격의 대응이지 지속적, 장기적 금리인하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연준이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을 주지는 않았으나,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올 하반기 세 차례 인하라는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면서도 “하반기 남은 3차례의 FOMC 회의에서 최소한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좀 더 기대해도 좋다는 입장이다.

문 연구원은 “올해 미국 경제는 연간 2%대 중반의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나,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 대비 둔화되는 경로를 보일 것”이라며 “무역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된 민간투자 부진에 따른 성장 모멘텀 악화가 고용과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위험이 있다. 이에 성명서에 명시한 바와 같이 연준의 예방적 금리인하 필요성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스탠스가 미국 경기를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시킬 수 있다. 또 완화적으로 전환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기조도 연준의 예상보다 강한 금리인하를 뒷받침한다”며 “우리는 연준의 연내 2차례, 총 0.5%p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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