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보고서 발송하고 전원회의 상정
그룹 회장과 법인 상대 검찰고발 검토까지
미래에셋 “억울하다…절차에 맞게 대응”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사진=미래에셋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그룹 차원에서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미래에셋 측에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도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논란이 된 곳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지난 2008년 9월 설립된 회사다. 부동산 임대와 관리, 인프라금융 자문, 숙박과 체육시설 및 부대시설 운영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성이 매우 높다. 사실상의 지주사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32.92%를 보유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에 이어 2대주주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의 지분은 100%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 지분도 9.98% 갖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이면서도, 박현주 회장 일가가 오롯이 지배하고 있다. 공정위 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전체 지분의 48.6%, 친족이 43.2%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91.8%에 달한다.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이미 지난 2017년 한차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컨설팅이 계열사가 몰아준 일감으로 수익을 냈다고 보고 공정위에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당시 3월 결산법인) 영업수익은 52억원이다. 2016년 미래에셋컨설팅의 영업수익은 1064억원이다. 불과 7년만에 수익 규모가 2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이 불거진 것은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일감을 몰아준게 아니냐는 게 공정위의 관측이다.

계열사가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의 임대관리 수익을 컨설팅에 몰아주고, 100% 자회사(미래에셋펀드서비스)를 통해 펀드 관련 부수입도 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것.

이에 대해 미래에셋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골프나 호텔사업은 2010년 이후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또 박 회장은 매년 배당금을 기부해오고 있는데, 이 같은 모습이 사익을 취한 것이냐고 토로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번 총수일가 사익편취 논란과 관련 “최근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받은 것이 맞다”면서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총수일가 사익편취 논란으로 인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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