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소통·신뢰…3C 핵심가치로 삼아 업무 추진

한국거래소는 2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증권·파생상품업계 및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재송 코스닥협회 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 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올해는 자본시장의 비상 원년이 되리라 확신하며, 3C(도전·소통·신뢰)를 핵심가치로 삼아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0년 증권ㆍ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에도 우리 자본시장 앞에 놓여있는 환경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면서 “저성장·저금리·저물가의 3저 현상 등 과거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환경이 이제는 글로벌 표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에서 보았듯이 글로벌 교역환경도 상호협력 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국내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기업의 투자심리는 위축돼 있으며, 실적회복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저금리 속 가계부채 증가도 또 다른 위험요인이다.

정 이사장은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스스로 달려가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이 새로운 10년을 맞이할 우리 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자본시장을 이끌어갈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Challenge), 소통(Communication), 신뢰(Confidence)의 ‘3C’를 핵심가치로 삼아 업무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첫번째 가치를 이루기 위해 자본시장이 기업의 혁신적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기업이 성장성 및 성숙도에 따라 보다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받고 원하는 자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복잡한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기업의 미래 성장가치를 중심으로 보다 명료하게 개편하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기업성장투자기구(BDC)를 통해 상장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비상장기업들에게도 충분히 제공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소통을 두번째 가치로 제시한 것은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정 이사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리츠, 채권, 고배당 주식 등에 기반한 인컴형 상장지수상품(ETP), 임대료, 이자, 배당금 등 예금금리 이상의 안정적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라며 “아울러,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외 직접투자 수요에 대응해 우리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에서도 원하는 해외자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상품들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구조화증권과 관련해서는 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보다 투명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 및 업계와 함께 고민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보제공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ESG) 정보를 확대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현행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품질을 개선하고, 환경·사회 관련 정보의 확대를 위해 정보 공개방안을 새롭게 제시할 것이라 했다.

또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을 위한 전용 섹션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정보를 집약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정보 제공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종합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등을 이용한 시장교란행위를 근절하겠다고 했다.

추가로,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와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집중감시를 통해 시장의 불건전 행위로부터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정보저장소(TR)를 연내에 차질 없이 가동하여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개선할 것이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현명한 사람이란 주어진 기회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했다”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우리 모두가 서로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기회를 하나씩 만들어간다면 올해는 다가올 10년의 풍요와 번영을 향해 우리 자본시장이 더 높이 비상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2200선을 회복한 뒤 장 한때 2170선대로 밀려나는 등 약세다.

2일 오전 11시38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4.51포인트(-0.66%) 떨어진 2183.16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에 전거래일대비 3.54포인트(0.16%) 오른 2201.21로 출발했다. 장 초반 약세로 전환, 장 한때 2171.84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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