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 복귀 선언에 관련주 폭등
한 번 테마 되면 관계 끊어져도 주가 상승
과거 급등했던 테마주 모두 순식간에 급락

사진=Pixabay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오는 4월 15일)을 앞두고 증권시장에서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거에 폭등했던 정치테마주의 결말이 좋지 못하지만, 시장의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써니전자는 장중 19%를 넘기는 강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데 이어 이날도 급등했다.

이 회사가 최근 1개월간 내놓은 공시는 국내 전환사채(CB) 전환을 통한 보통주 추가상장과 54기 정기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주식명의개서정지 공시 뿐이다. 특별한게 없다.

써니전자가 돌연 급등한 것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의 복귀 선언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부터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송태종 전 대표이사가 과거 안랩에 근무했다는 이유다. 

통상 국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정치테마주는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에 의해 등락하는 종목이다. 정책으로 인한 수혜보다는 인맥 관계나 연고지 등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어 보이면 급등한다.

이성적인 부분은 찾기 어렵다. 해당 관계자의 활동이 알려지기만 해도 폭등하는 모양새다.

추후 관계가 사라져도 한 번 테마주가 되면 지속적으로 연동되는 모습을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013년 2월 18일 사임했다. 현재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안철수 테마로 엮여 급등한 다믈멀티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대선 테마로 엮이자 “안철수와 사업적 관련성이 없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안철수 없는’ 안철수 테마주가 횡행하는 것이다.

다른 정치테마주 또한 매한가지다.

지난해 연말 시장을 뒤흔들었던 이낙연 테마주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12월 남선알미늄과 우선주인 남선알미우, 티케이케미칼 등 SM그룹 계열사들이 급등했다. 이낙연 총리가 사임하고 총선에 나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이 총리의 동생인 이계연 삼환기업 전 대표이사로 인해 테마주가 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월 우오현 회장의 오픈카 사열 논란과 문재인 대통령의 남동생인 문재익씨 채용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돌연 사임했다.

관계가 사라졌음에도, 1개월이 넘도록 이낙연 테마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의 결말은 어둡다. 거래소가 지난 2016년 9~11월 급등한 정치테마주 16개를 분석한 결과, 정치 테마주 투자자의 97%가 개인 투자자였다. 또 매매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의 99.6%가 개인 투자자였다. 사실상 개미투자자 무덤인 셈이다.

전문가들의 정치테마주 인식은 동일하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학연이나 지연 등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관계 없는 사유로 급등한다”면서 “실적과 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는 혹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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