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스·메르스때와 달라…좀 더 지켜볼 듯
4월 열릴 다음번 금통위서 인하 카드 나올수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7일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지난 주말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해외 출장 일정을 하루 앞당겨 조기 귀국한 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관련 대책이 논의됏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았으나, 한은은 이전에 고수했던 기조인 동결을 선택했다.

금통위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내린 후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것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좀 더 지켜본 뒤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CoV)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CoV) 당시에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이 과거와 달리 신중하게 나온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면서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발표한 상황이다. 금리인하는 자칫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될 수 있다.

한은이 통화정책을 쓸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동결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현 금리 수준은 역대 최저다.

이 총재는 그간 한은 통화정책에 여력이 있다고 언급해왔다. 정작 시장에서 보는 실효하한(0.75~1%)을 고려하면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은 적은 수준이다.

시장은 이달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다음 금통위가 열릴 4월 초에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월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 인하 카드를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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