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벗어났지만 신용등급 변경될지 당분간 지켜봐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변경됐다.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이 한정 의견을 받는 초유의 사태는 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한차례 촉발된 ‘위기감’이 쉬이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26일 아시아나항공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변경된 재무제표를 보면 연결기준으로 자산이 8조708억1568만3006원에서 8조1911억457만201원으로 소폭 늘었다. 부채와 자본이 조정됐다.

실적에는 큰 변동이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이다. 886억5373만6663원에서 282억3255만1532원으로 68.15%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050억1753만4449원에서 1958억6102만2284원으로 86.50% 증가했다.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영업손실로 돌아선 것이 눈에 띈다. 459억345만3248원 흑자에서 350억7191만1198원 적자로 변경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13년(-615억8903만5567원)이후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항공운송업은 환율, 유가 등의 대외적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게 변화하고, 저가항공사의 노선 확장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2018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조8556억원 만큼 초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번 감사의견 한정이 문제가 된 것은 신용등급 하락과 그에 따른 차입금(회사채) 상환 우려가 커져서다.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다. 지난 22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기업어음, 전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전날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와 연계된 유동화증권(ABS)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BBB-)을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3조원이 넘는 차입금이 있다. 이중 1년 이내 상환해야하는 것이 1조3200억원에 달한다.

총 차입금의 구성은 금융리스부채 41%, 자산유동화사채(ABS) 36%, 차입금 14%, 무보
증 사채 및 전환사채 9% 등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주요 기한이익상실 및 조기지급 조항으로 ▲부채비율 1000% 초과 ▲회사채 신용등급 BBB-미만 등이 명시 돼 있다.

결과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다급하게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필요가 생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 기준 강화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 압력이 신용등급의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영업이익 급감에도 아직 재무비율이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와는 거리가 있기에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