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조원태 한진회장·석태수 한진칼 대표에 공개토론 제안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 조 회장에 일제히 힘을 실어주는 상황
3자 연합 추천한 이사 후보 자진 사퇴…되레 조 회장 지지선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필두로 한 3자 연합(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KCGI는 공개 토론을 제안했지만, 한진그룹 측에서는 입장이 없다.

대신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노동조합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여기에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 한 명은 자진 사퇴했다. 심지어 조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3자 연합과 조원태 회장의 치열한 지분 싸움 속에 양자간의 수놓기가 지속 중이다. 현 시점에서는 3자 연합측이 불리한 모양새다.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는 전날 조원태 한진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들은 토론에 강성부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가 참석할 것이라며, 오는 20일까지 대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진그룹 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KCGI는 이미 지난해 7월과 지난 14일 회동 및 공개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와중에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의 노동조합이 조원태 회장 측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한진·한국공항 노조는 전날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투기 펀드에 몰려든 돈을 이용해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된 KCGI의 한진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 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그룹 소속의 3개 노조가 조현아 연합군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사실상 조원태 회장측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3자 연합이 야심차게 내세운 이사 후보군 제안도 흔들리고 있다. 3자 연합은 지난 13일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대한항공 출신 사내이사 후보 2인 중 1인인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가 자진 사퇴하며 오히려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

김 전 상무는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는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칼맨(KAL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김 전 상무마저도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면서 3자 연합은 지분에서도, 명분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에이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