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신뢰회복 프로그램 5개년 계획 발표
부채비율 낮추고 신용등급 올려 기업가치 제고
사회적 신뢰 제고하고 임직원 자부심 높여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출처=대한항공

국내 사모펀드(PEF)인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가 21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양호 일가가 보유한 실질 소유권은 고작 1.5%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KCGI는 이날 밸류 한진(VALUE HANJIN)‘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내고 한진그룹 신뢰회복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KCGI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태 발생 당시(2014년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09%다. 이를 감안하면 자산 23조3000억원의 89%는 채권자의 몫이다. 주주의 몫 11%에 대해서도 조양호회장과 3남매 모두의 직간접 소유권은 13.7%(직접 10%, 간접 3.7%)로, 총자산에 대한 실질적 소유권은 1.5%에 불과하다는 것.

KCGI는 “1.5%만 주인인 가족의 일원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갑질의 심각성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자료=KCGI

KCGI가 보는 한진그룹의 위기는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부채 비율 ▲잠재된 위험 요소 관리 소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 ▲낙후된 지배구조다.

한진그룹은 2016년 파산된 한진해운 및 LA월셔그랜드호텔 등의 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이 A0에서 BBB로 강등됐다. 또 그룹의 주력회사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16년 1000%를 넘었다.

2017년 유상증자(4534억원), 영구채 발행(3334억원)과 외화환산이익(999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559%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부채비율만 놓고 보면 싱가폴에어라인(88%), 케세이퍼시픽항공(207%)보다 매우 높다.

또 한진칼의 손익은 대한항공 지분법 이익에 영향을 받으나, 대한항공이 유가와 환율 헤지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이익변동성이 높다.

시장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아시아 대표항공사인 케세이퍼시픽 항공이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785억원, 33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국유항공사의 공격적 기재도입과 빠른 성장 때문이다. 2015년 이후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공격적으로 기재 및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땅콩회항 사태와 같이 낙후된 지배구조도 문제다. 한진칼은 환경경영, 사회책임경영, 기업지배구조를 평가하는 ESG 등급 평가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해 B이하를 받았다.

특히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하는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4년 연속 C 등급을 맞았다.

KCGI는 이 같은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기업가치 제고방안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배구조위원회의 설치 ▲보상위원회의 설치 ▲준법경영 및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한진그룹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5개년 계획 수립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 방안 마련 ▲외부 전문 기관 자문 실행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마련 ▲직원 만족도 및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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