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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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페이스북·유튜브 스타들의 기획사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분도 있겠습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다소 생소한 비즈니스입니다. 짧게 설명하면 유튜브나 아프리카TV등에서 방송하는 인터넷 스타를 위한 기획사입니다.  연예기획사와 비슷해 보이지만 기존의 공중파 방송을 위한 회사가 아닙니다.

태생은 유튜브 덕분입니다. 유튜브에서 10만 구독자만 모아도 큰 수익을 내고, 실제로 인터넷방송을 통해서 방송사 버금가는 수익을 내는 이가 생기자, 이들을 위한 매니지먼트 회사, 산업이 따로 생긴 것입니다. 지상파에 유재석이 있다면 인터넷방송에는 보람튜브, 도티, 대도서관 등이 있습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약 360여 개 팀 크리에이터가 소속되어 있는 대표급 MCN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10~20대에게 더 익숙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국내 MCN 사업은 메이저 미디어 업체를 비롯한 다수의 스타트업이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숫자를 꼼꼼히 살펴 보겠습니다.

자료=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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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하게 주목 받는 업계이기 때문에, 2018년에 약 100억원, 2019년에 약 250억원의 투자유치를 하는 등 자본조달이 순조롭게 이루어집니다.

자료=Dart

2019년 매출액은 608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16% 성장합니다. 전체 매출의 50%는 유튜브, 25%는 광고매출, 나머지 25%는 상품 등 지적 재산 판매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업손실이 78억원으로 전기대비 크게 증가합니다. 비용 중에 가장 중요한 비용은 외주용역비입니다. 522억 원으로 매출대비 약 86%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마 크리에이터에 대한 수익배분금액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요, 매출대비 외주용역비 비율이 77%에서 86%로 상당히 증가합니다.

자료=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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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게이밍이라는 프로게임구단을 운영 중입니다. e스포츠 역시 핫한 업계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수익모델이 정립되지 않아, 각 구단은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것이 적자폭 상승에도 기여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매출이 이렇게 상승했는데,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거기에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가 많으면 많을수록 낮아지는 수익구조

MCN은 기본적으로 연예기획사, 프로야구단, 대형입시학원의 비즈니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비즈니스죠. 기본적으로 ‘스타는 회사에게 매출이 되지만 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랜 시간 시장에서 톱(Top)을 유지하는 스타들은 엄청난 비율의 수익배분을 해줘야 모셔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스타를 통해 발생시킨 거대한 매출액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유망주를 육성할 힘이 생깁니다.

낮은 비용으로 계약한 유망주가 급성장하는 순간! 회사의 이익은 급증하는 구조입니다.

국내 유명 유튜버이자 엉클대도 대표이사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사진=대도서관 인스타그램
국내 유명 유튜버이자 엉클대도 대표이사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사진=대도서관 인스타그램

현재 MCN업체들은 주로 스타를 모셔옵니다. 원래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나, 구독자 수십만 명을 혼자 만들어낸 크리에이터들 말입니다. 사실 그들은 혼자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한 비율의 수익배분을 해줘야 데려올 수 있습니다.

2019년에 손실 폭이 커진 이유는 그런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숙제는 두 가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첫째, 인지도가 낮지만 잠재력이 큰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회사의 이익률을 높이는 일. 둘째, 크리에이터들이 혼자서 할 수 없는 사업(공연, 유무형상품, 프로그램 기획 등)을 확대해,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회사와 계약하고 싶게 만들고, 매출과 이익 모두가 성장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정립하는 것입니다.

MCN사업의 원조인 미국에 비춰보면, 국내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 방송은 앞으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사람들의 시간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기 마련입니다. 아직은 이익을 숫자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큰 사고가 없는 이상 MCN 회사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글쓴이 소개]
이재용 ㈜파인드어스 교육본부장(공인회계사/세무사)
전(前) KPMG삼정회계법인 Consumer Markets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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