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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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M&A로 키운다

신기한 회사가 등장했습니다. 탄생부터 기존 회사들의 문법과는 달리 시작합니다.

우선 회사 이름을 버리고, 합치더니 다시 분사 그리고 원래 이름을 찾고 그리고 단기간에 9개 회사를 M&A하여 소속 회사로 만듭니다.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M은 그 전에는 로엔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카카오M이 되고 나서는 VC(벤처캐피탈) 회사마냥 연예기획사, 영화사 등 적극적으로 회사 쇼핑을 해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 때문이라는데 최근 IPO 때문에 규모를 키우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보면 부러울 거 같고, 왠지 옐로우모바일도 연상됩니다.

기존의 다른 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엔터산업이라서 가능한 것일까요? 카카오M을 유심히 살펴 봅니다.

 

카카오M은 2018년 8월 8일에 음반기획ㆍ제작 및 판매, 디지털콘텐츠 기획ㆍ제작 및기타의 관련사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됐습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 89.8%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M의 회사 역사를 발췌하면 이렇습니다. ‘2018년 9월 1일자로 기존의 카카오M은 모기업인 카카오에 흡수합병 돼서 법인이 소멸되고, 대신 동년 8월 18일 자본금 9억원으로 (주)이엔컴퍼니를 신규 설립 후 카카오M이 흡수합병 된 후 2일후인 9월 3일 이엔컴퍼니를 카카오M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카오는 약 5127억원의 자산을 카카오M에 유상 현물출자. New 카카오M(舊 이엔컴퍼니) 탄생시켰다’

콘텐츠 제국의 시작

보통 역사가 짧은 회사는 한 가지 사업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하고 역량을 모읍니다. 하지만 카카오M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카카오라는 대주주의 성향도 반영 됐겠지만, 현재 카카오M의 리더십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카카오M의 최고 경영자는 CJ E&M(2011~2018년) 대표 경력을 가진 김성수 대표이사입니다. 카카오가 콘텐츠 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이분을 최고 경영자로 데려 온 이유는 카카오M을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키워기 위함입니다.

카카오M은 분사한 이후 2018년 7개의 회사를 추가합니다. 이들 회사를 사들이는데 822억원을 사용합니다.

자료=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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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M의 2019년 영업수익은 연결기준 3530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입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수익 2128억원에 영업이익 246억원입니다. 아직 카카오M의 새로운 종속회사들이 실적에는 도움이 안되고 있습니다. 1년도 채 안되었는데 당연합니다.

최근 카카오M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올 초에 있었던 유상증자 때문입니다. 이때 이병헌 등 소속 연예인들이 대거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그 사이 카카오M의 기업가치가 상승해 ‘평가차익’이 높아졌습니다.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이 회사 신주 12.9%를 2098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카카오M의 기업가치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매우 높습니다. 생긴지 2년도 채 안되는 회사가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신생 회사들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회사와 회사 사이의 관계는 주석 ‘약정사항’에 정보가 나옵니다. 또한 M&A를 통해 인수된 회사들의 무형자산 영업권 ‘상각’ 내용도 관심 있게 보아야 합니다. 무형자산 영업권은 회사를 살 때 발생한 차액입니다.

자료=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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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M은 종속기업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의 주주간 약정에 따라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기 전에 해당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주식을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 이전, 매각, 담보제공, 기타의 방법으로 처분하고자 하는 경우 이해관계인들 및 투자자들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M은 ㈜영화사 월광의 주식 전부와 ㈜카카오엠의 주식 전부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고 ㈜영화사 월광의 의결권을 3년간 포괄적으로 위임 받았습니다. 카카오M은 관계기업인 ㈜이담엔터테인먼트의 다른 주주가 보유중인 ㈜이담엔터테인먼트 주식 중 완전희석화 기준으로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51%를 소유하도록 하는 수의 주식을 주주간 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서면통지를 통해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M의 종속기업인 ㈜숲엔터테인먼트는 ㈜판타지오로부터 2016년 7월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의 부존재 및 신주발행의 무효 부존재에 대한 소송을 제기받았습니다. 위 소송사건의 결과에 따라 카카오M의 ㈜숲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상기 내용은 카카오M 재무제표에 기재된 우발채무 및 약정사항에 언급된 사항입니다.

다소 어려운 법률용어가 있고, 구체적 내용을 다 담고 있지 않아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M이 M&A한 기업들 사이에는 아직 복잡스런 계약관계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M의 실체에 좀더 알기 위해서는 각 회사가 카카오M에서 어떤 역할과 시너지를 낼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자료=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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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의 시너지는 어떻게 구현될까요?

엔터뿐만 아니라 국내 M&A 시장의 방향성은 크게 2가지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첫째,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얻기 위한 M&A와 둘째, 수직 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얻기 위한 M&A입니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이 세상에 숫자 2는 의미가 없습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세요” 라는 말로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최고의 전략임을 밝혔습니다.

기업들이 각종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MS)을 높이려고 하지만, 경쟁자를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 비싼 값에 회사를 사들이기도 합니다.

카카오M은 2번째 M&A 효과를 1차적으로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음원 유통, 영상 콘텐츠 제작, 스타 매니지먼트 등 엔터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서 M&A를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합쳐진 회사들이기에 소속 회사의 연예인들에게 카카오M의 주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느슨한 연대를 탄탄하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카카오M이 이후 IPO를 할 때 시너지가 날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신생 기업에 불과하지만 카카오M은 글로벌 진출과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을 빠르게 놓고 있습니다. 각각의 회사가 가진 플랫폼이 합쳐서 더 큰 엔터 생태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콘텐츠의 힘을 극대화 하기 위한 새로운 M&A 시도입니다. 시장은 카카오M에게 어떻게 화답할까요?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계열사 중 처음으로 IPO에 나섰습니다. 이에 카카오M의 상장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승환 작가
이승환 작가

[글쓴이 소개]
이승환 작가,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2018 흐름출판),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2019 이은북) 저자. ‘스넥(SNEK)-경제를 더 재밌게’ 고정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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